2025년 12월 22일(월)

바나나맛 제품만 출시하는 요즘 제과업계

(좌) 롯데제과, (우) 인사이트

 

[인사이트] 정은혜 기자 = 요즘 식음료 및 유통업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바나나 제품만 쏟아내고 있다.

 

24일 GS리테일이 '바나나맛크림크로와상샌드'를 다음달 초 출시한다고 밝힌 가운데 같은 날 롯데제과도 설레임 바나나쉐이크 등 3종의 빙과류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초코파이 바나나'가 출시돼 화제를 모은 뒤 비슷한 초코 과자 제품은 물론이고 아이스크림, 빵, 주스까지 바나나 제품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제과 업계에서는 하나같이 '물 들어올 때 노젓는다'는 전략이다. '바나나' 향을 첨가한 제품들의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초코파이 바나나'로 올 상반기 히트 친 오리온은 1분기 매출 6천606억을 올렸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바나나 신제품에 슬슬 질리는 분위기다. 

 

처음 소비자들은 초코파이가 바나나 맛으로 리뉴얼됐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느꼈지만 이제는 '바나나'가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듯 너나 할 것 없이 바나나 제품만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시장에서 바나나 제품이 실제 잘 나간다"며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제품에 바나나 제품이 더해져 선택권이 느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바나나 맛 제품이 아직까지 신선하고 좋긴 하지만 슬슬 질린다"며 "무엇보다 한번 된다 싶으면 무차별적으로 따라하는 것 같아 창의성이 없어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우리나라 식품업계에는 '베끼기'가 관행처럼 굳어져 있다. 

 

잘 나가는 제품을 따라 만든 제품을 '미투 제품'이라고 하는데 식품업계에서는 한번 히트 상품이 나오면 곧바로 미투 상품을 만들어 일단 따라가고 보는 것이다. 

 

지난 해 대대적인 '품절 대란'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 이후, 유사 제품들과 '허니버터' 맛을 이용한 다른 상품들이 끊임없이 나온 바 있다. 

 

이같은 방식은 히트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원작을 만든 이들에게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연구해 신제품을 내놔도 소용이 없다"며 "특히 유통업체가 식품업체의 미투 상품을 내놓으면 타격이 크다"며 무차별적인 미투 상품을 내놓는 식품과 유통업계에 자성의 목소리를 촉구했다. 

 

정은혜 기자 eunhye@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