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면서 현대자동차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와 전기차 지원 축소 정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친환경차 판매를 늘려온 현대차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 거래일보다 1만원(3.53%) 오른 29만3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에는 30만8000원까지 오르며 지난달 29일 이후 5거래일 만에 3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준 요인 중 하나로 미국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가 꼽힌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치러진 선거에서 상원과 하원 과반 의석을 모두 확보했다. 내년 1월 새 의회가 출범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을 견제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갖추게 된다.
아이오닉 5 / 현대자동차
현대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자동차 관세와 전기차 구매 지원이다. 현재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15%의 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 현지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차량에는 관세 부담이 남아 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현대차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세 부담이 완화된다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지원 정책도 관심사다. 미국은 지난해 7월 제정된 감세·지출법에 따라 9월 30일을 끝으로 신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를 지원하던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를 종료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청정에너지 산업 지원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확보하면서 향후 전기차 지원 정책을 둘러싼 논의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차는 이미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응할 생산 기반을 갖췄다. 조지아주 메타플랜트에서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연간 30만대인 생산능력을 향후 5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생산 거점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 현대자동차그룹
현지 생산능력 확대는 관세 부담에 대응하는 동시에 미국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전기차 지원 정책이 다시 확대된다면 기존 투자와 생산 기반을 활용할 기회도 넓어질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도 뒷받침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0월 미국에서 전년 동월보다 5% 증가한 7만3452대를 판매하며 역대 10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9%에 달했다. 올해 1~10월 누적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늘었다.
전기차 아이오닉5도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보다 21%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차가 판매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전기차에서도 일부 차종의 판매가 늘면서 현대차의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가 곧바로 관세 인하나 전기차 세액공제 복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존 정책을 변경하려면 입법과 정치적 협의가 필요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도 변수다.
디 올 뉴 투싼 /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 생산 기반과 친환경차 판매 경쟁력을 확보한 현대차는 향후 관세 부담 완화와 전기차 지원 확대 여부에 따라 추가적인 성장 기회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