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법안'에서 공소취소 권한을 제외했지만, 수사 대상 12건 중 8건이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돼 있어 정치적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하고 이르면 오는 5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안의 정식 명칭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조작기소특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조특위 사례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28/뉴스1
특검법안이 규정한 수사 대상에는 이 대통령 관련 사건 8건이 포함됐다. 쌍방울 대북송금, 대장동 개발비리,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백현동 개발 특혜,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성남FC 불법 후원, 김진성씨 위증교사,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유용 등이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은 조작기소 의혹 국정조사에서 핵심 쟁점이 됐고, 특검 추진의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9년 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공모해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와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달러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대납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유죄 판결이 확정된 가운데 이 대통령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으나, 대선 당선 후 수원지법 1심 공판준비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윤석열정권정치검찰조작기소의혹사건진상규명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송금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4.14/뉴스1
민주당은 법안 원문에서 "수사 검사가 변호인을 회유·압박한 사실이 폭로됐다"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과 국정원이 유기적으로 관여해 검찰에 증거를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등 사건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법인카드 유용 혐의도 수원지법에서 1심이 중단됐다. 이 대통령은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법인카드와 경기도 예산으로 과일, 샌드위치, 음식 대금 등 총 1억653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대장동 개발비리, 위례신도시 개발비리, 성남FC 불법 후원은 각각 별개 사건이지만, 검찰은 2023년 3월 세 사건을 일괄 기소했다.
검찰은 같은 해 10월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이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4건의 혐의는 병합돼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일부는 심리를 거의 마무리한 단계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대장동 개발비리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재임 중 민간 업자들에게 유리한 대장동 개발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천895억원 손해를 끼친 혐의다.
위례신도시 개발비리는 2013년 11월 개발사업에서 측근을 통해 민간 업자들에게 내부 정보를 제공해 211억원의 부당이득을 얻게 한 혐의다.
성남FC 불법 후원 혐의는 이 대통령이 구단주로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두산건설 등 4개 기업으로부터 후원금 133억5천만원을 받은 대가로 건축 인허가와 토지 용도 변경 편의를 제공한 사안이다.
백현동 개발 특혜는 2014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성남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에게 특혜를 줘 1천356억원의 이익을 독점하게 하고, 성남도개공에 최소 200억원 손해를 입힌 혐의다.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파기환송심에서 재판이 멈췄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조작기소특위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국조특위 사례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28/뉴스1
2019년 고(故) 김병량 전 성남시장 비서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한 위증교사 혐의는 1심 무죄 후 항소심 도중 재판이 중단됐다.
나머지 4건 중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금품수수 사건은 이 대통령과 직접 연관은 없으나 측근 비리로 분류된다.
그 외 3건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통계 조작, 서해 공무원 피격,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허위 보도 등이다.
민주당은 지난 5월 특검법을 발의하며 공소 취소 권한까지 특검에 부여하는 내용을 포함했다가 사법 독립성 침해 비판을 받았다.
진보 성향 법학자들까지 비판에 가세하며 여론이 악화되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기존 기소 사건의 이송 및 처분 조항을 삭제하고 진상 규명에만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 발언에 따라 공소 취소 권한을 삭제한 특검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특검이 공소청을 통해 공소 취소의 법적·논리적 근거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