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04일(수)

대우건설과 협상 깨진 체코 원전... 추가비용 부담 있는데, 다른 건설사들 선뜻 나설까

체코 두코바니 원전의 시공사를 다시 뽑는 한국수력원자력이 공사비와 위험 분담이라는 과제를 다시 마주하게 됐다.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끝낸 만큼, 새 시공사와는 공사비와 책임 범위를 놓고 접점을 찾아야 한다.


한수원은 지난달 29일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진행하던 두코바니 원전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 한국수력원자력


약 15개월간 실무회의 78회, 이견조정위원회 11회, 최고경영자 면담 2회 등을 진행했지만 주요 계약조건에 합의하지 못했다.


두코바니 사업은 체코에 1000㎿급 한국형 원전 APR1000 2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전체 사업비는 약 26조원으로, 이 금액에는 시공 외에 설계와 주요 설비 공급 등이 포함된다. 이번 협상 종료는 시공 부문에 해당하며, 이미 체결한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로·터빈발전기 공급계약 등은 유지된다. 


갈등의 중심에는 설계 과정에서 늘어날 수 있는 공사 물량이 있다. 필요한 철근과 콘크리트가 예상보다 많아졌을 때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를 놓고 양측의 입장이 갈렸다.


한수원은 기준 물량을 바탕으로 공사비 총액을 확정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반면 시공단은 상세설계 과정에서 늘어나는 물량을 정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설계 변경에 따른 비용까지 시공사가 상당 부분 부담하면 손실 위험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한수원은 부당한 위험 전가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국내와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도 총액확정 방식을 적용했으며, 공사비 조정 요구 역시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 등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결국 쟁점은 총액계약이라는 형식과 함께, 설계 변경과 업무 범위 확대에 따른 비용을 계약에 얼마나 반영하느냐에 있다. 


대우건설이 주간사로 준공한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공사 진행 당시 사진./대우건설 제공대우건설이 주간사로 준공한 신월성 원자력발전소 1,2호기 공사 진행 당시 사진 / 대우건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이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새 입찰에서 제시할 공사비와 책임 범위가 시공사 참여를 가를 변수다.


하나증권은 새 시공사가 기존 계약을 인수하는 구조가 아니라 입찰제안서를 통해 신규 계약을 맺는 만큼, 기존 위험을 그대로 떠안을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대체 시공사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수원은 2027년 1월 사전설명회와 4월 입찰공고를 거쳐 7월까지 신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기존 대우건설 컨소시엄도 자격요건을 갖추면 재입찰할 수 있다.


한수원은 경쟁입찰로 합리적인 계약조건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 협상에서 충돌했던 설계 변경과 추가 물량의 비용 부담 기준을 정하지 못하면, 새 시공사와도 같은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