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명 넘는 구성원 직접 제작...'AX 혁신 2.0' 추진
에이전트 사번제·평가체계 마련...민감정보 원문 노출 줄이는 기술도 개발
SK텔레콤 사내에서 정기적으로 쓰이는 AI 에이전트는 1500개에 달한다. 직접 에이전트를 만들어 본 구성원도 4000명을 넘어섰다. 직원들이 각자 업무에 AI를 써보는 경험을 쌓았다면, 이제는 여러 직원과 AI가 함께 일할 수 있도록 조직의 업무 절차를 바꾸겠다는 게 SKT의 구상이다.
김인수 SKT AI Board 팀장이 이천 SK텔레콤 인재개발원에서 AX 현황 브리핑을 진행하는 모습 / 사진제공=SKT
SKT는 1일 '개인에서 조직으로, 편의에서 실용으로'를 방향으로 삼아 'AX 혁신 2.0'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인의 AI 활용을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데이터 접근과 시스템 연계, 보안 문제를 전사 차원에서 해결하고 협업 방식도 재설계한다.
AI에 사번 부여 추진...기획·개발·검증 함께 맡긴다
AI를 업무에 붙이는 일은 도구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필요한 데이터에 접근할 권한이 없거나 기존 시스템과 연결되지 않으면 활용 범위가 좁아진다. SKT는 이런 공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X 이네이블러 TF'를 운영한다.
TF는 교육·지원체계를 개선하고 데이터·보안 인프라를 정비한다. AI 에이전트에 사번을 부여하는 제도 도입과 평가체계 마련도 맡는다. 에이전트가 조직 안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관리 기준까지 손보는 것이다.
업무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짜보는 실험도 진행 중이다. 'AX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통해 상반기 서비스 개발 조직에서 구성원 한 명이 AI 에이전트와 함께 기획·개발·검증을 수행하도록 했다. 하반기에는 전사 각 조직으로 범위를 넓혀 여러 구성원과 에이전트가 협업하는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SKT
현장에서 먼저 AI를 활용해 온 직원들에게는 별도 지원을 붙였다. 지난 9월 구성원 10명을 1기 'AX 카탈리스트'로 선정해 AI 모델 활용 비용과 기술·데이터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개발한 에이전트와 업무 적용 경험을 동료들에게 공유한다. 활용 과정에서 데이터 접근 권한이나 보안 문제를 발견하면 TF와 함께 해결한다. 다른 직원이 같은 문제로 다시 막히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민감정보 원문은 별도 관리...AI에는 필요한 처리 결과만
조직 단위로 AI 활용을 넓히려면 사내 데이터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지도 정해야 한다. 특히 개인정보 등 민감정보가 포함된 업무는 데이터 보호가 전제돼야 한다.
SKT는 AI에 데이터 원문을 직접 노출하지 않고 업무를 처리하도록 하는 'Z.E.Z(Zero Exposure Zone)'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출원했다. 민감한 원본 데이터는 별도 영역에서 관리하고, AI에는 메타데이터와 비교 토큰, 계산값 등 업무에 필요한 처리 결과만 전달하는 구조다.
데이터를 제공해도 AI가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문제에는 '데이터 데스크'를 적용한다. 기존 데이터가 시스템과 개발자 중심으로 관리돼 업무상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데이터 데스크는 데이터에 대한 설명과 업무 맥락을 자동으로 생성해 에이전트가 필요한 정보를 찾아 쓰도록 돕는다.
사진제공=SKT
구성원과 조직의 업무 흐름을 정리하는 '워크맵'도 추진한다. AI가 기존 업무자료와 목표를 먼저 살핀 뒤 구성원과 대화하며 업무 지도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과 AI가 함께 일할 표준 절차를 정하고, 에이전트에 맡길 수 있는 업무를 찾는다.
도입 뒤 떨어지는 효율...조직 개편으로 넘는다
SKT가 제도와 데이터 인프라를 함께 손보는 배경에는 AI 도입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생산성 저하가 있다. 직원 재교육과 업무 재설계, 데이터 정비에 시간과 자원이 들면서 당장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 이 구간을 거친 뒤 생산성이 높아지는 개념이 회사가 제시한 'AX J커브'다.
SKT는 "AX J커브의 골짜기를 돌파하기 위해 구성원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업무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구성원의 자발적인 AI 활용 문화와 전사 지원체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AX 혁신의 성과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에는 에이전트 활용에 따른 업무시간 단축이나 비용 절감 규모는 포함되지 않았다. AI 에이전트 사번제와 평가체계의 구체적인 도입 일정도 제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