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의 마지막 날이 다가오면, 도시는 기묘한 변신을 시작한다. 평범했던 거리는 해골, 마녀, 호박 머리 등 온갖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들로 가득 찬다.
직장인부터 대학생, 아이들까지, 모두가 하룻밤 사이 '괴물'이 되는 이 특별한 현상에 대해 우리는 왜 하필 '무서운 존재'가 되려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 해답은 무려 2,000년 전, 고대 켈트족의 혹독했던 겨울밤에서 찾을 수 있다.
할로윈의 기원은 고대 켈트족의 전통 축제인 '삼하인(Samhain)'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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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족에게 10월 31일은 단순한 가을의 끝이 아니라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들은 수확을 마치고 길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기 직전의 이 밤에 이승과 저승의 경계가 희미해진다고 믿었다.
죽은 자의 영혼은 물론, 악령과 마녀들이 세상으로 쏟아져 나온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때 불을 피우고 밤을 지새우는 행위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이었다.
두려움에 직면한 켈트족은 독특하고 영리한 방법을 택했다. 악령과 마주쳤을 때 자신이 사람이 아닌 '동료'로 보이도록 스스로 괴물이나 악령의 모습으로 분장했다. 이는 마치 영화 속 스파이가 적진에 침투할 때 적의 군복을 입는 것과 같은 고대판 위장술이었다. 무서운 존재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무서운 존재가 된다는 2,000년 전 켈트족의 발상은 오늘날에도 꽤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평가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풍습은 가톨릭의 '모든 성인의 날 전야(All Hallows’ Even)'와 결합했다.
이 이름이 점차 줄어들고 변형되어 오늘날의 '할로윈(Halloween)'이 되었다. 생존을 위한 위장복은 점차 자신을 표현하는 즐거운 놀이로 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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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모습으로 변신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이웃과 웃음을 나누는 세계적인 문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공포를 피하기 위한 옷이 즐거움을 위한 옷이 된, 근사한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 '할로윈'이라는 단어는 과거와 같은 가벼운 의미만을 담고 있지 않다.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이태원의 좁은 골목에서 축제를 즐기려던 수많은 청춘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 비극은 우리 사회에 밀집 인파 관리와 축제 안전 의식에 대한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이후 자극적인 유흥 중심의 파티 문화는 자제되고, 질서와 안전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확산됐다. 다가오는 올해 할로윈을 앞두고 지자체와 경찰, 소방 당국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AI CCTV와 현장 통제 인력을 배치하며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고대 켈트족이 분장을 했던 본질적인 이유는 '서로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형태는 변했지만, 그 마음만큼은 2026년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축제는 모두가 즐거운 기억을 함께 나누기 위해 존재한다. 개성 넘치는 분장으로 10월의 마지막 밤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는 서로를 배려하고 질서를 지키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올해 할로윈, 가장 멋진 의상은 화려한 코스튬이 아니라 '서로의 안전을 챙기는 따뜻한 배려'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