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2일(목)

"불꽃 보러 비행기 탔다"... 日 열도 홀린 경남 축제의 정체

서울 쇼핑이나 부산 바다를 섭렵한 일본인 여행객들이 한국의 낯선 소도시 전통 축제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경남 함안의 전통 불꽃놀이인 '낙화놀이'를 보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일본인 관광객이 3년 새 3배로 뛰었다.


오늘(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남 함안군 무진정 일원에서 열린 '2026 함안 낙화놀이 스페셜데이'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15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유력 여행사 26곳이 개발한 35개 여행 패키지를 통해 모객한 인원이다.


서울·부산 질린 日 관광객, 지방 전통축제 직행


함안군 함안군


과거 한국 여행상품이 서울 명동 쇼핑이나 부산 해운대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경남의 고유한 문화유산이 여행 상품의 간판으로 전면에 나섰다.


일본 여행사 JTB는 '낙화놀이 관람 및 경주·부산 4일' 코스를 내놨고, 한큐교통사는 낙화놀이에 진주 남강유등축제를 묶은 4일 패키지를 선보였다. HIS 역시 낙화놀이 관람을 포함한 지방 순회 일정을 판매했다.


함안 낙화놀이를 찾는 일본인 규모는 가파르게 늘어났다. 한국관광공사와 함안군, 경남관광재단이 일본인 전용 특별 관람 행사를 시작한 2024년 500명이던 참가자는 지난해 1000명, 올해 150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방문객의 85%가량은 낙화놀이 관람 자체를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했다고 응답했다.


함안군 함안군


기존 일정에 낙화놀이를 얹은 선택관광 이용자 230명을 제외하더라도, 지방 축제 하나가 해외 관광객의 방한 결정을 이끌어내는 주 요인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출발지도 도쿄와 오사카를 넘어 후쿠오카, 히로시마 등 일본 전역으로 넓어졌다.


체류 양상도 달라졌다. 첫 행사 당시와 견줘 함안 관내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말이산 고분군, 함안박물관 등 인근 명소를 함께 둘러보는 일정이 늘었다. 올해 축제장에는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5곳과 청년기업 4곳이 전용 부스를 차렸고, 현장 간식과 기념품을 지역 생산품으로 꾸려 소비가 함안 내부로 이어지도록 유도했다.


김미화 함안군 주무관은 "다른 지역은 하천이나 도심에서 크레인을 활용해 낙화놀이를 선보이기도 하지만 함안에서는 낙화 자체가 행사의 주인공"이라며 "관람객들이 무진정을 둘러싸고 낙화를 감상하는 풍경이 독보적"이라고 설명했다.


대만·홍콩 확장 시험대...숙박 등 인프라는 과제


한국관광공사는 일본 시장에서의 상품화 성공을 발판 삼아 대만과 홍콩으로 모객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한 재방문율이 높은 아시아권 여행객들에게 기존 수도권 관광의 대안으로 지방 축제를 제시하는 전략이다.


다만 늘어나는 외국인 수요를 온전히 흡수하기 위한 기반 시설 개선은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함안군에는 대규모 단체관광객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부족해 대다수 여행사가 부산이나 대구 등 인근 대도시를 숙소로 활용하고 있다.


정석인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처음 500명에서 올해 1500명까지 늘었지만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만 운영할 수는 없다"며 "글로벌 데이처럼 확대하거나 축제 형태로 발전시키는 등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통 등 아직 불편한 부분도 있는 만큼 지역 여건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