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8일(일)

"내 보험료 171만원, 내년에 소멸"... 국민연금 2355명 비상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라 연금을 받지 못하는 가입자들이 받을 수 있는 '반환일시금'을 청구하지 않아 내년에만 2,355명이 권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들이 찾아가지 못한 돈은 총 40억 원에 달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은 여전히 '가입자가 청구해야만 준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료를 걷을 때는 자동이체로 꼬박꼬박 빼가면서, 돌려줄 때는 신청만 기다리는 이중 잣대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지난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환일시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생겼지만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는 6만 5,527명으로 집계됐다. 공단이 지급하지 않고 쌓아둔 미반환 금액은 무려 1,829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최소 가입 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하면 연금을 받을 수 없는 대신, 그동안 납부한 보험료에 정해진 이자를 더해 반환일시금으로 돌려준다. 문제는 이 돈을 받으려면 가입자가 직접 청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제도를 잘 몰라서, 연락처가 바뀌어서, 또는 주소지 변경으로 안내문을 받지 못해 청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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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10년의 시간 제한이다. 반환 사유가 발생한 뒤 10년이 지나도록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가입자의 권리가 완전히 사라지며, 이렇게 소멸된 돈은 국민연금 기금의 '여유자금'으로 귀속된다. 소멸시효 완성으로 돈을 받지 못한 가입자는 2024년 764명, 지난해 946명, 올해 상반기에만 646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내년에는 10년 시효가 끝나는 가입자가 2,355명에 달하며, 이들이 놓치게 될 금액은 총 40억 1,900만 원(1인당 평균 171만 원꼴)에 이른다.


국민연금공단은 우편과 문자메시지로 청구 안내를 보낸다고 설명하지만, 가입자의 계좌 정보를 파악해 자동으로 입금해주는 제도는 운영하지 않는다. 노령연금의 경우 올해 초 자동지급 제도가 도입됐으나 반환일시금은 여전히 제외되어 있다. 앞서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1월 자신의 SNS에 "보험료는 신청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빼가면서 정작 연금지급은 신청해야 주는 것이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소희 의원은 "보험료는 자동이체로 걷으면서, 돌려줄 때는 청구를 기다리기만 하고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받을 사람도, 금액도, 소멸시효가 끝나는 날짜도 공단이 다 아는데, 10년 안에 신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민이 돈을 돌려받을 권리가 사라지도록 두는 것은 신청주의가 아니라 방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내년 소멸시효가 끝나는 2,355명에 대한 안내 결과와 반환일시금의 자동지급 대상 편입 검토를 요구하며 "국정감사 이후에도 공단이 실제로 이행하는지 계속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 제도상 공단은 누가 언제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음에도, 연락처 변경이나 장기 해외 거주 등으로 안내를 받지 못하는 가입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년 한 해에만 2,355명이 권리를 잃을 위기에 처한 가운데, 공단이 적극적인 안내와 자동지급 제도 도입으로 가입자 보호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