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5일(목)

EU는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 줄이고 영국은 관세에 선 그었다... BYD가 마주한 두 시장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EU 수입 규모를 연간 35만대 수준으로 제한하는 데 합의한 가운데, 영국 정부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에 선을 그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EU와 영국의 통상정책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늘리고 있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의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U에서는 수입물량 제한에 대응해 현지 생산의 중요성이 커지는 반면, 영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무역장벽을 활용해 판매를 확대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조너선 레이놀즈 영국 산업통상장관이 EU의 중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요구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BYD Seal U DM-i: plug-in hybride SUV voor Europa - AutoWeek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씰 U DM-i'. / BYD


레이놀즈 장관은 인도 방문 중 영국의 무역구제 관세 정책은 다른 국가의 요구가 아닌 자국의 이익을 기준으로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다만 자동차 산업이 수출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중국과의 통상 갈등이 자국 기업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U와 중국은 지난 9일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대EU 수출을 대폭 줄이기로 합의했다. 수입 상한은 연간 35만대로, 이후 매년 6%씩 확대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수입 제한은 이르면 오는 12월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체적인 시행 절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올해 중국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EU 수입물량이 약 8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간 35만대 수준의 수입 제한이 시행된다면 허용 물량은 예상 수입 규모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이번 합의에 따른 수입 제한이 시행되면 2024년 중국산 순수 전기차에 부과한 추가 관세에 이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에 새로운 장벽이 생긴다.


В Венгрии откроют первый завод для производства электромобилей BYD - Auto24BYD가 헝가리 세게드에 추진한 유럽 승용차 생산공장 이미지 / BYD


EU는 당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관세를 도입했다. BYD에는 기존 일반 관세와 별도로 17%의 추가 관세가 적용됐다.


그러나 순수 전기차에 대한 관세가 강화된 이후 중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판매를 확대하며 유럽 시장 공략을 이어갔다.


가디언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산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의 EU 판매량은 2022년 659대에서 올해 1~7월 16만662대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중국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량도 2022년 연간 5만6706대에서 올해 1~7월 21만7764대로 늘었다.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급증은 EU가 수입 규모를 줄이기 위한 협상에 나선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 자동차 업체 가운데서는 BYD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가디언에 따르면 BYD의 올해 1~8월 EU 판매량은 약 17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차종을 앞세워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힌 결과다.


El BYD Seal 6 DM-i Touring llega a Europa con más autonomía eléctrica y mejor precio que sus rivalesBYD가 유럽 시장에 선보인 하이브리드 차량 '씰 6 DM-i 투어링' / BYD


BYD는 영국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리고 있다. 영국 자동차제조판매협회(SMMT) 통계를 인용한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올해 9월 영국 신차 시장 점유율은 5.76%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SUV '씰 U DM-i'가 BYD의 판매를 이끌고 있다. EU와 영국의 통상정책 차이가 BYD의 하이브리드 판매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목이다.


영국이 EU와 동일한 관세 정책을 도입하지 않을 경우 BYD를 비롯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영국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중국산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입 제한이 시행되면 BYD의 유럽 현지 생산 전략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중국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출하는 방식보다 현지 생산을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 통상장벽에 대응하는 데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BYD가 추진하는 헝가리 생산거점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대응 효과는 생산 차종과 가동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U의 중국산 하이브리드 수입 제한은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유럽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산 차량의 공급이 줄어들면 일부 차종에서 가격 경쟁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현지 생산을 확대하면 이러한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영국 시장에서는 오히려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유럽 전략은 국가별 통상정책과 현지 생산능력에 따라 더욱 세분화될 전망이다. BYD가 EU의 수입 제한에 어떻게 대응하고 영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가 향후 유럽 자동차 시장의 주요 관전 요소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