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의 대표 휴양지 칸쿤을 비롯한 주요 해변 관광지들이 올해 외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페소화 강세와 치안 불안, 해양 환경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칸쿤 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은 지난 9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12% 줄었다.
올해 1~8월 칸쿤 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고, 미국인 방문객은 5.8% 줄었다. 멕시코는 올해 북아메리카 국가들과 북중미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며 관광 특수를 기대했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멕시코 정부 자료에 따르면 푸에르토 바야르타, 산 호세 델 카보, 칸쿤 등 인기 해변 휴양지들의 관광 수요가 특히 큰 폭으로 감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 무역 분쟁을 겪는 캐나다 관광객은 급증했지만 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메우지는 못했다.
멕시코 칸쿤 / 멕시코관광청
관광객 급감은 미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멕시코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4년 멕시코 국내총생산(GDP)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를 넘어 핵심 수입원이다. 멕시코 지난해 GDP 증가율은 0.6%에 그쳤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성장률 상승 폭이 1.2%포인트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FT는 "1980년대 이후 멕시코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를 물려받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관광객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멕시코 페소화 강세가 지목된다. 멕시코가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트럼프 행정부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 18개월 동안 멕시코 페소화 가치는 약 12% 상승했다.
멕시코 칸쿤 / Pixabay
페소화 강세는 여행객 입장에서 여행 비용 증가로 이어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악취를 유발하는 갈조류 사르가숨 피해도 관광지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해안가의 모래사장과 바다가 사르가숨으로 훼손되고 있다.
멕시코 내 치안 악화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멕시코 해안가 인근 툴룸 국제공항의 경우 올해 공항 도착 승객 수가 40% 이상 급감했다. 일렉트로닉 음악 축제와 파티가 유행하며 관광객이 몰리자 이를 노리는 마약 카르텔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월 멕시코군이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를 사살했을 때 멕시코 서부 해변 도시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도로가 봉쇄되고 잔혹한 현장 모습이 전 세계에 전파되면서 관광지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