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뷰익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기존 쉐보레 전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 쉐보레 전시장에 뷰익 전용 공간을 도입하고, 두 브랜드가 판매·서비스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지난 9월 국내 판매량이 727대까지 떨어진 GM 한국사업장이 새로운 브랜드와 기존 판매망을 결합해 내수시장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일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GM Authority'는 '뷰익, 한국 딜러망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경험 제공(Buick Offers Premium Brand Experience Through Korean Dealer Network)'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GM이 최근 수개월간 국내 쉐보레 전시장의 운영 환경을 조정하며 뷰익의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전했다.
3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뷰익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한국지엠 신규 브랜드 뷰익의 신차 일렉트라 E7을 선보이고 있다 / 인사이트
매체에 따르면 GM은 기존 쉐보레 전시장에 뷰익의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한 전용 공간을 도입하고, 차량 체험과 전문 구매 상담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뷰익은 전국 95개 기존 쉐보레 전시장을 판매 채널로 활용한다. 차량 정비와 사후 관리는 전국 115개 이상의 서비스 거점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새로운 판매망을 별도로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면서 전국 단위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GM 한국사업장 세일즈 및 네트워크 총괄 정정윤 전무는 지난달 30일 뷰익 출시 행사에서 "좋은 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차를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경험하고 소유하는 모든 여정이 편리하고 만족스러워야 완전한 브랜드 경험이 완성된다"고 밝혔다.
기존 쉐보레 전시장의 역할이 확대되는 배경에는 GM의 국내 판매 부진이 있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 9월 국내외에서 총 4만110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73.3% 증가한 실적이다. 해외 판매는 4만374대로 79.5% 늘었지만 국내 판매는 727대에 그쳐 40.9% 감소했다.
30일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뷰익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한국지엠 신규 브랜드 뷰익의 신차 일렉트라 E7을 선보이고 있다 / 인사이트
전체 판매의 약 98%를 수출이 차지할 만큼 해외 실적과 내수 판매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올해 1~9월 누적 국내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6.4% 줄었다.
GM이 뷰익을 통해 국내 판매 차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수요까지 확보하려는 이유다.
지난달 30일 국내에 공식 진출한 뷰익은 첫 모델로 중형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SUV '엘렉트라 E7'을 선보였다.
엘렉트라 E7은 전기모드로 최대 126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면 통합 주행거리가 1000km를 넘는다. 가격은 4300만원대부터 5400만원대로 제시됐으며, 오는 11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간다.
GM은 정식 판매에 앞서 서울과 경기 하남, 부산, 대전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해외에서는 뷰익이 향후 GM의 국내 주력 판매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뷰익 엘렉트라 E7 앰배서더 배우 위하준과 헥터 비자레알 GM 한국사업장 사장 / GM한국사업장
GM Authority는 지난 1월 뷰익이 한국 시장에서 쉐보레를 대신해 GM의 주요 판매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쉐보레의 제한적인 국내 차종 구성과 판매 부진을 고려하면 뷰익의 새로운 제품군이 판매 확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보도에서도 뷰익이 쉐보레를 대신하는 핵심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현재 GM은 쉐보레와 뷰익이 판매망을 공유하고, 캐딜락과 GMC도 통합 판매 채널을 운영하는 멀티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은 북미를 제외하고 GM의 쉐보레·뷰익·캐딜락·GMC 등 4개 브랜드가 모두 진출한 첫 시장이다.
관건은 판매망 개편이 실제 판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뷰익은 국내 소비자에게 상대적으로 생소한 브랜드다. 첫 모델인 엘렉트라 E7도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한다. 기존 쉐보레 판매망을 활용해 접근성을 높였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구매·정비 경험을 제공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한국지엠 신규 브랜드 뷰익의 신차 일렉트라 E7 / 한국GM
현대차·기아가 주도하는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도 중요한 변수다. 특히 4000만~5000만원대 친환경 SUV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가격과 상품성을 입증해야 한다.
오는 11월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가는 엘렉트라 E7의 초기 판매 실적은 GM의 새로운 국내 시장 전략이 얼마나 통할지 가늠할 첫 번째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