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2일(월)

최윤범, 펀드 250억 투자 알고 17억 넣었나...영풍·MBK 의혹 제기

펀드 납입 뒤 개인 CB 인수·유상증자 참여했다며 사전 인지 의혹

고려아연, 기존 반론서 운용사 독립 판단 강조...사익 편취 주장 반박


고려아연이 사모펀드에 236억5900만원을 납입한 뒤 아크미디어에 펀드 자금이 투입되기까지 59일 동안 최윤범 회장과 지인들의 개인투자가 이뤄졌다고 영풍·MBK파트너스가 주장했다. 회사 자금의 후속 투자 계획을 미리 알고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고려아연은 앞서 관련 의혹에 대해 투자처 선정과 의사결정은 펀드 운용사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고 반박했다.


2572458.jpg고려아연 서울사무소 / 사진제공=고려아연


12일 영풍·MBK가 제시한 일정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020년 5월 12일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코리아그로쓰제1호' 펀드에 236억5900만원을 납입했다. 당시 아크미디어는 설립된 지 20일 된 신생 드라마 제작사였다.


영풍·MBK는 납입일로부터 17일 뒤인 5월 29일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아크미디어 제1회 전환사채(CB) 17억원어치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6월 5일 아크미디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서 최 회장 지인 등 7명이 주당 5000원에 신주를 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아크미디어 사내이사로 취임했다는 내용도 제시했다. 이후 7월 10일 코리아그로쓰제1호가 아크미디어 제2회 CB 250억원어치를 인수했다는 게 영풍·MBK의 주장이다. 이 일정대로라면 고려아연의 펀드 납입으로부터 59일, 최 회장의 개인 CB 인수로부터는 42일 뒤다.


영풍·MBK는 고려아연 자금이 펀드 계좌에 들어간 상태에서 최 회장과 지인들의 개인투자가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펀드의 대규모 후속 투자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개인투자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이들이 제시한 일정에서도 고려아연의 펀드 납입은 최 회장 개인투자보다 17일 앞선다. 영풍·MBK가 문제 삼는 '선행투자'는 펀드가 아크미디어에 자금을 집행하기 전에 최 회장 등이 개인투자를 했다는 의미다.


고려아연은 지난 8월 26일 관련 의혹에 대해 회사는 펀드 출자자(LP)이며 개별 투자처 선정과 투자 의사결정은 운용사(GP)가 독립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영풍·MBK의 의혹 제기를 당시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여론전이라고 비판했다.


증권선물위원회 감리 결과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은 고의적 회계부정이나 경영진의 사익 편취가 아닌, 투자자산 평가와 손상 인식 시점 등에 관한 회계적 판단 차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영풍·MBK는 이번 자료에서 감사기구 구성도 거론했다. 아크미디어 유상증자 참여자 7명 가운데 1명이 이듬해 고려아연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며 내부통제의 독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일부 자금·신사업 투자 관련 주장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됐다고 반박한 것으로 이날 아이뉴스24는 보도했다.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도 양측 간 입장차가 이어졌다. 영풍·MBK는 지난달 8일 최 회장과 친척들이 개인투자조합 등을 통해 인수한 아크미디어 CB 52억원의 원금과 이자를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는 아크미디어에 직접 투자한 290억원에 대해 보통주 투자 위험을 부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일정만으로 최 회장의 사전 정보 이용이나 사익 실현을 단정할 수는 없다. 영풍·MBK가 제시한 펀드 투자액 역시 고려아연의 확정 손실액과는 구분된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에 아크미디어 관련 투자자산의 가치평가 근거와 회수 가능성, 최 회장 일가의 자금 회수 과정에서 이해상충을 어떻게 검토하고 관리했는지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