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로 달리던 자동차가 급제동하자 브레이크 페달을 지탱하는 부품이 부러졌다. 한 대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시험에 투입된 차량 3대가 잇달아 같은 부위에서 파손됐다.
논란의 주인공은 중국 화웨이와 자동차 제조사 JAC가 공동 개발한 최고급 다목적차량(MPV) '마에스트로 V800'이다. 최고 사양 가격이 약 2억원에 달하는 차량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안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2일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등에 따르면 자동차 정보 플랫폼 둥처디(懂车帝)는 지난 8일 마에스트로 V800의 긴급제동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둥처디 유튜브 캡처
시험은 폐쇄된 주행시험장에서 시속 100km로 달리던 차량을 완전히 정지시키는 급제동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차량은 세 번째 급제동에서 브레이크 페달 지지대가 부러졌다. 두 번째 차량에서도 네 번째 급제동 만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시험팀은 우연한 고장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세 번째 신차까지 투입했다. 그러나 이 차량 역시 두 번째 급제동에서 같은 부위가 파손됐다.
세 차량 모두 지지대가 부러진 위치와 파손 형태가 거의 일치했다.
특히 세 번째 차량에서는 파손 당시 브레이크 페달에 가해진 힘이 1612N(뉴턴)으로 측정됐다. 둥처디 측은 부품의 지지 구조와 파손 부위를 분석한 뒤 강도 부족 가능성을 제기했다.
둥처디 유튜브 캡처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정상적으로 제동할 수 없게 되면서 시험팀은 주차(P) 버튼을 이용한 비상제동 기능으로 차량을 멈춰 세워야 했다.
정상적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했을 때 약 38m였던 정지거리는 지지대 파손 이후 비상제동 상황에서 약 140m까지 늘어났다. 정상 제동 때보다 100m 이상 더 달린 뒤에야 멈춘 것이다.
마에스트로 V800은 지난 8월 5일 중국에서 출시된 초고급 MPV다.
판매가격은 76만6000~101만6000위안으로, 최고 사양은 한화 약 2억원에 달한다. 화웨이의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과 고급 편의사양을 앞세워 고급 MPV 시장을 겨냥한 모델이다.
영상이 공개되자 중국 현지에서는 브레이크 페달 지지대의 설계와 내구성을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같은 부위가 세 차례 반복해서 파손됐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둥처디 유튜브 캡처
반면 반복적인 강한 제동이 실제 운전 환경을 벗어난 가혹한 시험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이에 둥처디 측은 시속 100km에서의 긴급제동은 자동차 성능 평가에 사용되는 기본적인 시험 항목이라며 과도한 시험이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제조사인 마에스트로 측도 지난 8일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마에스트로는 자사의 제동 시스템이 중국 국가 및 산업 표준보다 높은 기준으로 개발·검증됐으며, 실제 고객 사용 과정에서는 동일한 지지대 파손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험을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난 극한 조건으로 규정하면서도 안전 여유를 높이기 위해 해당 부품의 설계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 고객에게는 개선 부품으로 교체할 수 있는 무상 업그레이드 기회를 제공하고, 설계 검증과 시험 조건, 생산 품질 관리도 재점검하기로 했다.
둥처디 유튜브 캡처
지난 11일 마에스트로 고객센터는 중국 현지 매체에 이달 말까지 개선 방안을 확정하고 11월부터 무상 업그레이드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차량을 인도받은 고객은 서비스센터나 구매 매장에서 업그레이드를 신청할 수 있다. 아직 고객에게 발송되지 않은 차량은 개선 부품을 적용한 뒤 인도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선 설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고 사양 가격이 약 2억원에 달하는 고급차에서 브레이크 페달 지지대가 반복적으로 파손됐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제조사는 11월부터 개선 부품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설계 변경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향후 개선 부품이 충분한 내구성을 확보했는지가 안전성 논란을 해소할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