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한 의원 딸의 고교 시절 논문 작성 과정을 둘러싼 의혹을 연일 제기하며 경찰의 재수사를 강하게 요구했다. 한 의원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에 핵심 역할을 한 데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 금품수수 의혹까지 꺼내 들자 전면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한 의원 역시 김민석 민주당 대표 아들의 입법안 발의 과정을 거론하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 11일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벤슨은 케냐 국적의 대필 전문작가로, 한동훈 딸의 논문을 대필했다는 의혹을 받는 핵심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벤슨은 한 의원 딸이 고등학교 1학년 때 해외 논문 사이트에 올린 영어 논문 파일의 작성자란에 남아있던 이름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불과 두 달 사이에 논문 5편과 전자책 4권을 쏟아냈다"며 "그 논문 파일에 대필작가 벤슨의 이름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동훈이 인사청문회에서 본인 입으로 실토한 '온라인 튜터'의 실체는 누구인가"라며 "벤슨인가"라고 물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D-1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6.10.1/뉴스1
민주당은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 시절 딸 관련 수사를 막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앞서 1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2022년 11월 경찰은 한 의원 딸의 의혹을 수사하려 미국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다"며 "서울중앙지검은 11일 만에 이를 법무부에 올리지도 않고 멈춰 세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법무부 장관은 그 딸의 아버지, 바로 한동훈이었다"며 "검찰이 알아서 긴 것인가, 아니면 장관 한동훈이 압력을 행사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법적·조직적 대응 움직임도 이어졌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수사를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 정봉주 당대표 기획특보는 지난 7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의원 관련 의혹을 파헤칠 전담팀을 가족·디지털·현대고팀 등 3개 팀으로 꾸리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연휴 기간인 9~11일 사이에만 한 의원 딸 관련 대변인 논평을 7건이나 내놓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를 접견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8/뉴스1
한동훈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한동훈 잡겠다고 떼거지로 덤볐던 소위 '0.99달러 저작권' 마타도어는 외국인 저작권자로부터 '승낙'까지 받은 사안"이라며 "청문회 당시 민주당 측에서 마구잡이식 고발했을 뿐, 문제 될 만한 것이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치받았다. 이어 "민주당의 '망상'이다. 그러니 덮니 마니 할 게 없다"며 "민주당이 '9억 2000만 원' 받아먹은 김민석 민주당 대표의 '한동훈 아웃', '한동훈 파일' 수첩 지시에 따라 민주당 정권이 단체로 개떼처럼 달려든 결과가 참 초라하고 한심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한 의원은 김민석 대표 아들 문제를 거론하며 역공에 나섰다. 한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훈 전 국민의힘 대변인의 글을 공유하며 "김 대표 아들이 고3 때 작성한 표절 예방 관련 법안을 김 의원과 민주당 의원 십여 명이 공동발의했다"고 짚었다.
송 전 대변인은 해당 글에서 김 대표의 아들이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22년 동아리 활동 중 마련한 입법안을 강득구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일부 문구만 바꿔 실제로 발의해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고교생 국회의원 아들이 개인적으로 만든 법안을 아버지 김민석 국회의원과 민주당 의원들이 실제로 법안 발의를 해줬다"며 "이는 전형적인 공직을 사적으로 쓴 '아빠 찬스'"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김민석 대표가 자녀를 위해 공직을 사유화했다"며 이 문제가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추미애 경기지사 아들의 군 복무 중 휴가 논란도 다시 소환하며 "민주당, 계속 개떼처럼 달려들어 보십시오"라고 맞섰다.
한편, 해당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강득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학생 동아리의 제안이 좋아서 법안으로 발의한 것뿐"이라며 "당시 김민석 의원은 공동 발의를 요청하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김 대표와 한 의원의 갈등이 양측 자녀의 의혹 공방으로 번지면서 정치권의 정면충돌이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