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예방 시스템 구축 약속...5월 샤힌 본사 직원 이어 10월 부천 노동자 사망
8월 안전관리 개편 발표 64일 만에 사고...회사, 타워크레인 '임대계약' 설명
DL이앤씨가 안전관리 체계 개편을 발표한 지 64일 만에 부천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숨졌다. 박상신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고 원천 차단"을 약속한 올해, 지난 5월 울산 샤힌 프로젝트에 이어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3시10분께 DL이앤씨가 시공하는 경기 부천시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무게추를 설치하던 노동자 2명이 사고를 당했다. 인양된 무게추가 흔들리면서 약 30m 높이에서 작업하던 노동자들을 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 / 뉴스1
이 사고로 58세 노동자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함께 작업하던 B씨도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노동부 부천지청은 사고 직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1월 예방 시스템 약속...5월엔 사고 확인하던 본사 직원 사망
박 부회장은 올해 초부터 사고 예방을 직접 강조했다. 1월 5일 신년사에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성과는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달 10일에는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1공구 현장을 찾아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강조했다.
회사가 작업중지권 운영 현황을 알린 1월 22일에는 "사고를 원천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DL이앤씨는 협력사 직원을 포함한 현장 내 모든 노동자가 위험 요소를 신고할 수 있고,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즉시 작업을 멈출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5월 25일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서는 DL이앤씨 본사 직원 1명이 숨졌다. 회사는 다음 날 해당 사망사고를 공시했다.
사망한 직원은 전날 발생한 안전사고의 경위를 확인하러 현장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작업자 1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이튿날 해당 공간에 들어간 본사 직원도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당시 DL이앤씨는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8월 개편 발표 64일 뒤 사고...타워크레인 '임대계약' 설명
DL이앤씨 마곡 원그로브 사옥 / 사진제공=DL이앤씨
샤힌 사고 이후인 8월 6일 DL이앤씨는 사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현장 관리와 시스템 전반의 안전관리 체계를 개편 중이라고 발표했다. 현장의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건강관리를 확대하고 작업중지권 행사에 대한 포상도 늘리겠다고 했다.
AI와 현장 데이터를 활용한 위험 예측 계획도 내놨다. 작업자의 위치와 행동, 중장비 이동, 기상정보 등을 분석해 위험을 예측하고 관제사가 즉시 현장을 확인하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주요 현장에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개발·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업중지권을 행사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D-세이프코인'은 기존 건당 1000포인트에서 최대 1만포인트로 늘리기로 했다. 다만 이 발표자료에는 부천 현장에 적용한 개편 항목과 시행 시점은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8월 발표로부터 64일 뒤 부천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자 회사는 타워크레인 업체와의 계약 관계를 설명했다. MBC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해당 업체와 하도급이 아닌 임대계약을 맺었으며, 설치 작업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노동부는 사고 원인과 작업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MBC가 전한 회사 설명에는 사고 당일 작업계획 확인과 위험성평가, 설치 과정의 안전점검에서 DL이앤씨가 맡은 역할은 담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