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09일(금)

'사후 정보'라는 HD현대오일뱅크...공정위는 '두 차례 가격 합의' 판단

HD현대오일뱅크, 가격 결정 영향·합의 모두 부인...공정위 심사관 판단과 충돌

SK에너지와 4년간 정보교환 혐의...관련 매출 44조1000억원, 제재는 미확정


HD현대오일뱅크가 SK에너지와 주고받은 가격정보에 대해 이미 공개됐거나 확인 가능한 사후 정보였다고 반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은 정보교환 외에 올해 3월 두 차례 구체적인 판매가격 합의도 있었다고 판단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 합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7일 공정위에 따르면 사무처는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의 휘발유·경유·등유 담합 사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양사에 송부했다. 심사관은 가격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에 해당한다고 보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부과 의견을 냈다.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준은 향후 위원회 심의에서 결정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언론에 밝힌 입장에서 교환된 정보가 가격과 판매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입금가 합의 혐의에 대해서도 "경쟁사 관계자의 일방적인 진술에 기초한 것일 뿐 담합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4년간 가격정보 교환...공정위가 특정한 '3월 두 차례 합의'


공정위 심사관이 문제 삼은 행위는 기간과 내용이 나뉜다. 2022년 2월부터 올해 3월경까지 약 4년간은 입금가와 확정가, 판매정책 등 가격정보를 교환한 혐의다. 올해 3월 초에는 두 차례에 걸쳐 특정 가격으로 입금가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는 판단이 추가됐다.


오행록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2022년부터 올해 초까지는 구체적으로 얼마를 올리자는 합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3월 초에는 특정 가격으로 결정하자는 합의가 확인돼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부인한 가격 합의의 시점과 횟수를 공정위가 특정한 것이다.


입금가는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석유제품을 공급할 때 잠정적으로 적용하는 가격이다. 다음 달 초에는 전월 거래의 확정가를 정하고 차액을 정산한다. 이번 정보교환 혐의에는 공급 당시 가격뿐 아니라 최종 정산가격과 판매정책도 포함됐다.


HD현대오일뱅크는 이를 사후 정보라고 설명했지만, 공개된 입장에는 정보별 공개 경로와 경쟁사에 전달한 시점이 담기지 않았다. 공정위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두 차례 가격 합의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심사관이 산정한 관련 매출액은 약 44조1000억원이다. 다만 이 금액 대부분은 약 4년간의 정보교환과 관련된 매출이다. 두 차례 가격 합의에 해당하는 매출액은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소비자 피해액이나 양사의 부당이득을 산정한 수치도 아니다.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은 아직 정확 분석 전


공정위는 소비자가격에 미친 영향을 정확하게 분석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질류 시장에서 양사 합산 점유율이 약 절반에 달해 경쟁질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사무처의 판단이다. 함께 조사한 GS칼텍스와 S-OIL에 대해서는 법 위반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심사보고서를 검토한 뒤 심의 절차에서 사실관계와 회사 입장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HD현대오일뱅크도 심사보고서 상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향후 심의에서 사실관계와 법률적 쟁점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양사는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에 서면 의견을 제출하거나 증거자료 열람·복사를 신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끝나는 대로 위원회를 열 계획이며, 구체적인 심의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