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4일(토)

"무섭고 어둡던 그 길 맞아?" 음침했던 고가 밑, 서울 '감성 야경 명소'로 바뀐다

서울시가 교량과 고가도로 아래 공간을 지역의 역사와 자연을 담은 야간 명소로 바꾼다. 장소마다 다른 이야기를 조명으로 풀어내 시민들의 보행 환경을 개선하고, 주변 관광·상권까지 연결하는 '서울의 밤' 콘텐츠로 활용한다.


지난 27일 서울시는 교량과 고가 등 도시기반시설에 지역의 역사와 자연, 장소성을 담은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서울라이트업(Light Up)'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라이트업은 지역별 특성을 경관조명에 담아 시민들이 밤에도 안전하게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도시기반시설 자체를 지역을 대표하는 야간경관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origin_어두웠던다리밑이빛의명소로…서울밤풍경바꾼다.jpg서울 옥수역 인근 두모교 / 서울시


서울시는 앞서 옥수역 인근 두모교 약 1㎞ 구간의 경관조명 개선을 지난달 완료했다. 과거 한강 개발 과정에서 사라진 '두모포'와 '저자도'에서 착안해 '금빛 모래'를 콘셉트로 정하고, 한강 수면과 모래에 비치던 석양의 황금빛을 조명으로 재현했다.


2004년 설치된 기존 조명은 노후화로 일부가 꺼지거나 색감이 일정하지 않았지만, 이번 정비를 통해 한강 풍경과 조화를 이루는 야간경관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월곡역 일대 북부간선도로 고가 하부도 지난 4월 새 단장을 마쳤다. '월곡(月谷)'이라는 지명과 지역 지형이 반달을 닮았다는 이야기에 착안해 '달빛이 닿는 거리'를 콘셉트로 정했다. 고가 하부와 교각에는 황금빛 조명을 설치해 기존의 어둡고 무거운 공간을 밝히고 '달빛'이라는 지역의 특징을 살렸다.


오는 10월에는 사업 대상이 종암사거리 일대 내부순환도로와 중랑천 노원교까지 확대된다.


종암사거리는 '종암(鐘岩)'이라는 지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빛의 파동과 선율로 흐르다'를 주제로 조성한다. 종을 울릴 때 퍼져나가는 공명과 파동을 빛의 움직임으로 표현해 고가 구조물을 따라 리듬감 있는 야간경관을 연출할 예정이다.


노원교에는 중랑천의 물길과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담는다. '바람이 엮은 은빛 갈대, 영원을 흐르는 물의 기억'을 주제로 주변 녹지와 수변경관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서울라이트업을 관광명소뿐 아니라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생활권 공간으로 확대한다. 주요 교량과 고가 가운데 경관 개선이 필요한 곳을 추가로 발굴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넓혀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야간에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걷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늘리는 동시에 주변 문화·관광시설과 상권으로 방문객을 유도해 야간경제 활성화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최진석 서울시 재난안전실장은 "서울라이트업은 단순히 어두운 곳에 조명을 더하는 사업이 아니라 일상에서 만나는 도시기반시설에 지역의 이야기를 입혀 새로운 서울의 밤 풍경을 만드는 사업"이라며 "주요 교량과 고가의 야간경관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