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1일(일)

노쇼 사기 피해 8개월 만에 1300억 돌파...자영업자 겨냥 사칭 범죄 확산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사칭해 대량 주문을 미끼로 대리 결제를 유도한 뒤 잠적하는 이른바 '노쇼 사기' 피해액이 8개월 만에 13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피해 규모를 불과 반년 남짓 만에 갈아치우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오늘(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노쇼 사기 발생·검거·피해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접수된 노쇼 사기는 총 4497건, 피해 총액은 1300억 원에 달했다.


1건당 평균 피해 금액은 2891만 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경찰이 붙잡은 피의자는 908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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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생한 사기 피해액은 이미 2025년 연간 전체 피해액인 1259억 원을 41억 원 웃돌았다.


발생 건수 역시 지난해 6515건의 69%에 육박했다. 상반기(1~6월)에만 3936건이 터지며 1155억 원이 증발했고, 7월과 8월 두 달 사이에 561건, 145억 원의 피해가 추가로 얹어졌다.


지역별 피해는 경기남부 지역에 집중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관할에서만 773건이 발생해 전국 피해액의 약 17%에 달하는 223억 원이 털렸다. 피의자 검거는 서울경찰청이 122명을 붙잡아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노쇼 사기는 단순 변심을 넘어선 지능형 금융사기다. 범죄 조직은 군부대나 관공서, 대기업 구매 담당자를 사칭해 식당이나 납품업체에 거액의 주문을 넣는다. 이후 "특정 지정 거래처에서 물품을 대신 구매해 함께 납품해 달라"며 가짜 거래처 계좌로 대금 선입금을 요구하고, 돈이 입금되면 즉시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


대형 납품 기회에 마음이 급해진 자영업자들은 의심 없이 돈을 보냈다가 덫에 걸렸다. 최근에는 불법 중계기와 대포폰을 동원해 실제 공공기관 발신 번호로 조작하는 수법까지 횡행해 육안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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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총책, 콜센터, 대포통장 공급책, 자금세탁 및 송금·환전책 등으로 역할을 철저히 나눈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단순 가담자 1명만 검거돼도 사건 1건이 해결된 것으로 분류돼 통계 착시를 부를 수 있어 검거율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고 검거 인원만 관리하고 있다.


피해자 직업군별 분류 체계가 없어 소상공인의 실질적 타격 규모를 정밀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경찰은 노쇼 사기 통계를 지난해부터 수기로 취합하고 있어 장기적인 추세 분석과 데이터 기반 예방책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단순 검거를 넘어 범죄수익 환수율, 해외 거점 파악, 재범 여부를 통합 관리하는 통계망 구축이 시급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노쇼 사기는 영세 사업자의 현금흐름과 생계를 직접 겨냥한 범죄인 만큼 사칭 주문 확인 체계와 신속한 계좌 지급정지, 피해 회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소상공인도 단체·고액 주문을 받으면 주문기관 대표번호로 계약·주문 사실을 다시 확인하고, 낯선 거래처가 지정한 계좌로 선입금하거나 대리구매에 응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