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0일(토)

e스포츠, 아이치·나고야 대회 끝으로 AG와 작별... '태극마크' 전사들의 마지막 무대

e스포츠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사라진다. 2018년 시범종목으로 첫선을 보인 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메달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국가대표 체계에 편입됐지만, 정식종목으로 두 대회만 치른 채 별도 대회로 분리된다. 


이에 따라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는 e스포츠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경쟁하는 마지막 무대가 됐다.


28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등에 따르면 e스포츠는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를 끝으로 아시안게임 프로그램에서 제외된다. OCA 집행위원회는 2024년 11월 아이치·나고야 대회 이후 e스포츠를 아시안게임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을 개최하기로 의결했다. 


이후 OCA는 아이치·나고야 대회 개막을 앞둔 지난 19일 쿠웨이트와 2027년 제1회 대회 개최도시 계약을 체결했다. 첫 대회에는 약 4000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며, 세부 종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2029년 제2회 대회는 필리핀 개최가 논의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다. 당시에는 정식 메달이 걸리지 않는 시범종목으로 치러졌다. 이후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승격되면서 e스포츠 선수들도 국가대표로서 아시안게임 무대에 나섰다. 당시 7개 종목이 메달 경쟁을 벌였으며, 한국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다.


국가대표로서의 위상도 달라졌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와 함께 국가대표 체계를 운영했고, 선수들은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훈련하며 일반 체육 종목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운동과 물리치료 등의 지원을 받았다. 대한체육회 역시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종목 채택을 계기로 한국e스포츠협회가 'Team Korea of Esports'를 활용한 국가대표 마케팅을 전개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는 e스포츠 규모가 더욱 커졌다. OCA는 총 11개 메달 종목을 편성했으며, 리그 오브 레전드(LoL), 포켓몬 유나이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너 오브 킹스, 모바일 레전드: 뱅뱅, 아이덴티티 V, 나라카: 블레이드포인트, 그란 투리스모7, e풋볼, 뿌요뿌요 챔피언스와 대전격투 종목 등이 메달 경쟁을 벌인다. e스포츠 경기는 지난 23일부터 오는 10월 2일까지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진행된다.


한국은 현재까지 e스포츠에서 4개(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메달을 확보했다. 첫 메달은 지난 23일 그란 투리스모7에서 김영찬이 최종 3위를 기록하며 획득한 동메달이다.


인사이트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전격투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국가대표팀(왼쪽부터 이광노, 배재민, 연제길) / 사진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


이어 26일에는 뿌요뿌요 챔피언스의 강동신이 은메달을 따냈다. 강동신은 결승에서 일본의 11세 구리하라 유키에게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같은 날에는 대전격투 대표팀이 한국 e스포츠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만들어냈다. 연제길·배재민·이광노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스트리트 파이터6, 철권8, 더 킹 오브 파이터즈 XV를 종목별로 번갈아 치른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세트 스코어 5대2로 꺾었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e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에는 포켓몬 유나이트에서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0:2로 패했지만, 다른 준결승에서 패한 필리핀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포켓몬 유나이트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가운데 한국은 첫 출전에서 메달을 확보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전격투 금메달, 뿌요뿌요 은메달, 그란 투리스모7과 포켓몬 유나이트 동메달을 차지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


아직 남은 종목에서도 메달 경쟁은 이어진다. 특히 국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종목은 LoL이다. 한국은 '제우스' 최우제, '캐니언' 김건부, '페이커' 이상혁, '제카' 김건우,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으로 대표팀을 꾸려 2연패에 도전한다. 


이들 중 최우제, 이상혁, 류민석은 항저우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며, 이상혁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부터 세 대회 연속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다.


LoL은 내일(29일)부터 조별리그를 시작한다. 한국은 B조에서 차이니스 타이베이, 인도, 홍콩과 단판 풀리그를 치르며 각 조 1·2위가 4강에 진출한다. 준결승은 10월 1일, 결승은 10월 2일 열린다. 한국이 항저우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을지가 이번 e스포츠 경기의 최대 관심사다.


이밖에 한국은 28일부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아이덴티티 V 등에 출전하고, 29일부터는 LoL 경기에 나선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에서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만큼 남은 경기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사이트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 선수들 / 뉴스1


이번 대회가 e스포츠 선수들에게 갖는 의미는 단순히 종목 하나가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현행 제도상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병역특례로 불리는 예술·체육요원 편입 요건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은 올림픽 3위 이상 또는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를 예술·체육요원 편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027년 출범하는 별도의 아시안 e스포츠·마인드 스포츠 게임은 현재 이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가 e스포츠 선수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한 해당 편입 기회가 주어지는 마지막 대회가 된다.


다만 아시아 무대에서 e스포츠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OCA는 별도 대회를 통해 e스포츠와 마인드 스포츠 선수들에게 새로운 출전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e스포츠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