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진사갈비' 등을 운영하는 명륜당이 이종근 회장 주도로 설립된 대부업체들에 가맹점 창업 자금 명목으로 4년여간 누적 3천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저리로 대여한 사실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28일 공정위는 명륜당에 총 148억 7천2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회사와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명륜당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정책자금 일부가 대부업체 지원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업체들은 가맹점주에게 최대 연 18%의 금리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명륜당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여간 이종근 회장 주도로 설립한 14개 대부업체에 총 2천983억 원(대여금액 누적 총합)을 대여했다. 대여 금리는 연 2.3~4.6%로 공정위가 산정한 정상 자금조달 금리보다 현저히 낮았다. 같은 기간 대부업체들이 조달 비용 절감으로 얻은 경제상 이익은 217억 원에 달했다. 정상 금리라면 316억 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했지만 실제로 낸 이자는 99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빌려준 자금 중에는 산업은행에서 연 3~4%의 저금리로 대출받은 정책자금 790억 원도 포함됐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대부업체에 대출할 시점에 명륜당의 현금성 자산이 40억∼120억 원 정도였는데, 대부업체에 대출해 준 금액은 더 많았다"며 "그 정도로 보면 정책자금을 저리로 대출받아서 대부업에 활용한 사안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정책자금이 대부업체 지원에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4개 대부업체는 모두 이 회장 주도로 설립됐으며, 이 회장은 자금 대여 과정에서 주요 사항을 직접 결정하고 운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 대부분의 대부업체는 별도의 상주직원을 두지 않았고, 대표이사는 명륜당이나 계열사 펜플의 전·현직 직원이 맡았다. 대부업법상 최소 등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명륜당 본사 주변에 1평 남짓한 공유 오피스를 임차해 운영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순미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주)명륜당의 부당지원행위 및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 제재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공정위는 (주)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 지원 과정에서 회장일가 소유 14개 대부업체에게 총 2,983억 원의 자금을 저리로 대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 7,200만 원을 부과하고 명륜당 및 이종근을 고발하기로 결정 하였다고 밝혔다. 2026.9.28/뉴스1
명륜당은 대부업체별로 100억~150억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인출·상환할 수 있는 한도 대여 방식을 활용했다. 나아가 가맹점주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명륜당이 대신 갚도록 약정해 대부업체의 대손 위험까지 낮춰줬다. 공정위는 이러한 부당 지원 덕분에 자체 자금 조달이 곤란해 시장 진입조차 어려웠을 14개 대부업체가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이들 14개 대부업체의 올해 기준 대부 채권 잔액 합산액은 전체 8천203개 대부업체 중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급성장했다.
반면 가맹점주들이 부담한 금리는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적용한 대여금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리뉴얼 가맹점주는 연 12%, 신규 사업자는 연 15%의 이자로 대부업체 대출을 이용했으며, 지난해 말 이후에는 이 금리가 18%까지 올랐다. 명륜당이 대부업체에 연 2.3~4.6%로 자금을 빌려준 반면, 대부업체는 가맹점주에게 최대 연 18%의 금리를 적용했다. 명륜당은 이 사안이 문제가 된 지난해 말에야 가맹점주 금리를 연 4.6%로 낮췄다. 이 상임위원은 "명륜당이 가맹점주를 순수 지원하겠다는 의도였다면 무이자로 창업 자금을 지원하든지, 최소한 연 4.6%를 적용했어야 취지에 맞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명륜당은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를 가맹희망자에게 숨긴 혐의도 받고 있다. 가맹 관련 정보공개서의 신용 제공 관련 사항을 '해당 사항 없음'으로 허위 기재했으며, 대부업체와의 관계, 대출 조건,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성, 대출금 상환 방식 등 중대한 사실들을 제공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가맹희망자들은 정확한 정보 없이 계약을 체결해 자금 조달 방식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공정위는 부당 지원 행위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명륜당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4억 7천200만 원을, 허위 정보 제공 등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44억 원을 부과했다. 이와 함께 명륜당 법인과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형사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