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7일(목)

"여성을 장식물 취급"... 자우림 김윤아가 폭로한 가요계 성차별

자우림의 메인 보컬 김윤아가 한국 음악계에서 여성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겪은 성차별 경험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지난 9일 BBC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는 "김윤아, 이상은이 말하는 '한국에서 여성 뮤지션으로 산다는 것'"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윤아는 자우림이 1997년 데뷔한 이후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밴드"라며 "여성 보컬리스트를 가진 팀 중에는 특히 손에 꼽을 정도로 오래 활동한 팀이 없어서 동료들이 조금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김윤아는 데뷔 당시 음악계의 성차별적 시선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아직은 여성이 마치 어떤 장식물인 것처럼 생각되던 시기였다"며 "꽃에 여성을 비유한다. '행사의 꽃', '밴드의 꽃'이라고 한다. 칭찬인 것 같지만 절대 아닌 말이다"라고 꼬집었다.


인사이트김윤아 / 뉴스1


이어 "인간인데 왜 꽃이냐. 똑같이 동등한 멤버이지 않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송 카메라의 차별적인 촬영 방식도 문제로 제기했다. 김윤아는 "굉장히 이상했던 게 남자 멤버들한테는 그런 카메라 앵글이 가지 않는다. 발에서 다리, 그리고 얼굴까지 오는 카메라 앵글"이라며 자신에게만 신체를 훑는 듯한 촬영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그는 "'왜 나만 그렇게 찍지?' 그렇게 찍을 거면 우리 기타리스트, 베이시스트도 그렇게 찍어야 하지 않냐. 다른 사람은 연주하는 손이나 얼굴 찍으면서 나는 발, 다리를 찍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김윤아는 이러한 불편함을 묵인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런 거 싫고 어색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유튜브 'BBC News 코리아'


결혼과 출산 이후 활동이 제한되는 여성 뮤지션의 현실도 지적했다. 김윤아는 "선배님들 생각해 봐도 잘 안 계신다"며 기혼 여성 뮤지션들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기 어려운 환경을 언급했다.


그는 만약 자신이 남성이었다면 평가가 달랐을 것이라는 씁쓸한 심경도 드러냈다. 김윤아는 "만약 제가 남자였다면 현재 평가는 어땠을 것 같냐. 30년간 멤버 교체 없이 꾸준히 정규 12장 앨범 내고 매년 공연한다. 그런 남자 3인조 밴드가 있었으면 지금과 조금 다르게 팀을 봤을 것 같다"라고 비교했다.


그럼에도 김윤아는 후배 여성 뮤지션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저의 꿈 중에 하나가 많은 여성 뮤지션들께 '저 사람도 저렇게 음악을 오래 하고 있는데 나도 할 수 있을까?'의 '저 사람'이 되고 싶다"며 "그래서 스스로 좀 더 힘내자고 생각하고 스스로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김윤아 / 뉴스1


마지막으로 김윤아는 "저는 여성인 제 자신이 너무 좋고 여성으로 태어나 다행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여성으로서의 인생을 가득 표현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이며 여성 뮤지션으로서의 정체성을 음악으로 표현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