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방송통공위원회가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5·18 관련 토론회를 둘러싸고 여야 간 격렬한 공방이 벌어지면서 오전 내내 회의가 파행을 겪었다.
19일 과방위는 오전 소관 기관 결산안 상정과 업무보고를 위한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전임 방송통신위원장 출신인 이 의원이 방통위 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되며 첫 번째 전체회의가 산회된 데 이어, 이날 두 번째 전체회의에서도 이 의원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들은 회의 1시간 전 기자회견을 열고 "5·18 민주화 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숭고한 역사"라며 이 의원이 개최한 토론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의원은 역사를 왜곡하고 국민적 합의를 짓밟으며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5·18을 왜곡·폄훼하는 행사를 강행했다"며 대국민 사과, 과방위원직 사임, 국회의원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2026.8.19/뉴스1
이정헌 민주당 의원은 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진숙 의원은 5·18 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다는 이름으로 5·18이 87 체제 오염과 타락의 주범이라는 주장까지 끌어들였다"며 "국회의원 사퇴하고, 유튜브에나 출연해서 보수의 여전사 역할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5·18의 역사적 정당성을 인정하면서도 이 의원 퇴장 요구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우리당의 입장은 신한국당 이래로 똑같다"며 "5·18 헌법 제안한 것도 신한국당이었고 5·18 광주 묘역을 조성한 것도 신한국당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론회에서 제기된 발언이 이진숙 의원의 발언이고 입장이라는 건 사실관계가 맞지 않다"며 "거짓과 진실, 허위 조작은 공론의 장에서 밝혀져야 하는 것이지, 윽박지르고 하지 않은 사실을 했다고 우기고 초법적인 자격 시비를 거는 데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 출석에 항의하고 있다. 2026.8.19/뉴스1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중재에 나서 국민의힘 과방위 간사 선임과 소위원회 구성 및 소위원장 선출 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직후 민주당 위원들의 문제 제기가 계속됐다.
민주당 간사인 한준호 의원은 "5·18을 토론했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역사적, 사법적으로 이미 확인된 사실을 근거 없이 뒤틀고 이걸 특정 지역과 희생자들을 모욕하는 발언에 국회라는 공적 권위를 제공했다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며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을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중대범죄자가 이 자리에 앉아서 같이 과방위 결산 심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하자 이진숙 의원이 "내가 왜 중대범죄자냐"고 외치며 회의장에 고성이 오갔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민주화운동을 소요 사태라고 폄훼하고 학살의 책임자인 전두환을 칭송하는 자들이 이 의원을 발판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그 판을 열어주신 분 아니냐"며 "좌파들은 첩의 자식들이고 대한민국의 정통 주인은 전두환이라는 말이 그 자리에서 나왔는데 이게 제정신이 박힌 사람이라면 할 수 있는 말이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언을 듣고 있다. 이날 회의는 이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 논란을 놓고 충돌하면서 오전 내내 파행을 거듭했다. 2026.8.19/뉴스1
회의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했다. 송기헌 위원장은 "토론회 장소가 국회가 아니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을 것이고, 과방위가 아니라 다른 상임위였다면 옆으로 비껴갈 수 있었을 것이지만 저희는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책임을 갖는 상임위원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원장으로서 과방위가 정상 진행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 의원이 사과 말씀을 하시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에게 '집단 폭력' 수준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며 반발했다. 여야 간 고성이 다시 이어졌고, 송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하고 오후 2시 속개를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