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용산공원 부지 내 대규모 주택 공급 추진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총 2만 가구에 달하는 주거 단지가 들어설 경우 일대 교통망이 마비되고, 토양오염 정화와 미군 협의 문제로 현 정부 임기 내 착공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오 시장은 오늘(18일) 서울시청에서 용산구를 지역구로 둔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용산공원에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용산국제업무지구까지 더해 2만 가구 규모의 주택이 동시에 들어서면 주변 도로는 사실상 주차장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교통 마비와 기반시설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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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도심 주택 공급 확대라는 명분보다 도시 기반시설의 수용 한계가 더 시급한 문제라고 짚었다. 용산 일대에 도로망 확충 없이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면 교통 대란이 불가피하고, 전력망과 상하수도 등 필수 인프라 구축 역시 서울시와의 사전 협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과 맞물려 대규모 주택이 공급될 경우 교통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국토교통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밀어붙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못 박았다. 이어 "교통뿐 아니라 전력과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문제를 서울시와 함께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양오염 정화와 역사성 훼손
오염 정화와 미군과의 협의에 걸리는 물리적 시간도 현실적인 장애물로 꼽았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곳곳에 토양오염이 있고 정화 작업에만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캠프킴 역시 정화 작업을 시작한 지 5년 정도 됐지만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여건을 감안하면 현 정부 임기 내 용산공원에 주택 착공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법까지 바꿔가면서 아파트를 짓겠다는 정책 방향은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원의 상징성과 역사적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은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곳"이라며 "녹지로 조성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역대 정부를 거치며 형성돼 왔다"고 밝혔다.
권영세 의원, 대체 부지 제시
자리를 함께한 권영세 의원은 용산공원 대신 도심 유휴 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대안을 제안했다.
권 의원은 국군재정관리단, 외교부 주차장, 한국은행 직원 숙소 부지 등을 역세권 청년주택 후보지로 언급하며 "대안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시 설계 관점에서 의미 있는 공원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반드시 철회해야 한다"며 "제도적인 문제로 해결할 수 없는 비용, 토지 정화, 미군과 협의 등이 많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오는 20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만나 정부의 공식 입장을 직접 확인할 방침이다.
오 시장은 "아직 정부가 공식적으로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 대상으로 확정해 발표한 것은 아니다"며 "어느 정도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려는 것인지 분명히 물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구체적인 방침과 교통·오염 정화·미군 협의 등에 대한 복안이 무엇인지 확인한 뒤 서울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