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6월 09일(화)

SKT, EU 170조 연구기금 과제 따냈다...차세대 양자암호 유럽서 개발

아시아 민간기업 최초 호라이즌 유럽 연구비 지원

그리스·오스트리아·독일 기관과 3년 공동 프로젝트


SK텔레콤이 유럽연합(EU)의 대규모 연구기금 과제로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나선다. SKT는 아시아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EU 연구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9일 SKT는 EU 대표 연구기금인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과제로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과제는 그리스, 오스트리아, 독일 등 유럽 3개국 기관과 함께 진행하는 다국가 공동 프로젝트다. 연구 기간은 향후 3년이다.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운영하는 대표 연구기금이다. 전체 규모는 약 955억유로, 한화로 약 170조원에 이른다. 한국은 2025년 7월 아시아 국가 최초로 준회원국으로 가입해 유럽으로부터 직접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SKT는 양자암호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 과제에 참여하게 됐다.


EU 170조 연구기금이 인정한 SKT 양자암호


[인포그래픽]SKT, EU와 협력해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jpg


이번 과제의 목표는 차세대 'QPIC-AI(Quantum Photonic Integrated Circuit-AI)' 기반 양자키분배(QKD) 시스템을 구현하고 실증하는 것이다. QKD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활용해 통신 양쪽에서 암호키를 생성하고 분배하는 기술이다. 제3자가 통신 중간에서 신호를 가로채려 할 경우 양자 상태 변화가 발생해 도청 시도를 탐지할 수 있다.

현재 QKD 시스템은 보급에 한계가 있다. 단일 광자 광원, 간섭계 등 정밀 광학 부품을 개별 장비 형태로 조립하고 정렬해야 한다. 시스템이 크고 무겁고 구축 비용도 높다. 양자암호 통신 시장이 국방, 금융 등 일부 영역에 주로 머물렀던 이유다.


SKT가 개발하는 QPIC-AI는 이 문제를 칩 기반 설계와 AI 보정 기술로 줄이는 방식이다. 여러 광학 부품을 광자집적회로(PIC) 기술로 하나의 작은 칩에 집약해 시스템을 소형화한다. 반도체 공정을 활용하면 대량 생산도 가능해진다. 단가와 전력 소비를 낮춰 운용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임베디드 AI도 적용된다. 온도와 진동 등 외부 환경 변화로 흔들리는 광학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보정해 QKD 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이는 구조다. 대형 광학 장비를 칩 기반 장치로 줄이고, AI로 운용 안정성을 보완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칩 하나로 줄이는 QKD...AI로 안정성 높인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그리스 국립과학연구센터(NCSRD), 오스트리아 기술연구원(AIT), 독일 반도체 스타트업 시노게이트UG 등이 참여한다. NCSRD는 과제를 총괄하고 QKD 광학계 제어용 AI를 개발한다. AIT는 키 관리 시스템 개발을 맡는다. 시노게이트UG는 AI 기능 로직 설계를 담당한다.


SKT는 PIC 기반 QKD 시스템 개발, AI 기능 적용, QKD 테스트베드 구축과 검증을 맡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PIC 기반 QKD 송신부와 수신부 광학계 칩 개발을 진행한다.


국제 표준화 작업에도 연결될 수 있다. 한국과 유럽은 양자암호 기술 인증 기준에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 과정에서 국가별 인증 기준 차이를 분석한 보고서가 작성되면 향후 국제 표준화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SKT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2011년부터 양자암호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 투자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위사업청 사업을 통해 유선 QKD 기술을 무선·위성 QKD 기술로 확장하고, 10Gbps급 고성능 양자난수생성기(QRNG) 등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도 진행해 왔다.


양자내성암호(PQC) 기술의 상용화도 추진 중이다. SKT는 미국 표준을 준수하는 PQC 기술을 제로트러스트 솔루션과 양자암호원칩(Q-HSM)에 적용해 국방·공공 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류탁기 SKT 네트워크기술담당은 "이번 호라이즌 과제 수주는 SKT의 양자암호 기술 연구개발 역량을 확인한 계기"라며 "PIC 기술과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QKD 시스템 개발을 통해 글로벌 양자암호 통신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국적 협력을 통해 얻은 경험과 성과는 향후 국내 양자 기술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