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이 더불어민주당에 넘어가는 상황에서도 오 시장은 최대 격전지 서울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서울 한강벨트 중도층과 '샤이 보수' 유권자들이 실제 투표에서 대거 결집한 결과로 분석된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4일) 오후 5시 개표율 99.54% 기준 오세훈 후보는 49.15%(256만590표) 득표율로 48.13%(250만7130표)를 얻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2% 차로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오 시장 당선의 핵심 동력은 부동산 민심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시청 정문에서 감사인사를 마친 뒤 시청 로비로 향하고 있다 / 뉴스1(공동취재)
자치구별 득표 현황을 보면 오 시장은 중구, 용산구, 광진구, 양천구, 영등포구, 동작구, 서초구, 강남구, 송파구, 강동구 등 10개 자치구에서 오 시장이 정 후보를 앞섰다.
지난해 6월 21대 대선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보다 많은 득표를 한 자치구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4곳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 시장의 보수 지지층 확장을 확인할 수 있다.
오 시장이 승리한 자치구들은 주로 한강벨트에 위치한 아파트 단지가 많고, 재건축·재개발 추진이 활발한 지역이다. 광진구와 동작구·강동구·영등포구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이기도 하다.
민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추진 중인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보유세 부담 등이 늘어날 수 있다는 부담감에 주택 소유주를 중심으로 보수표 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6 서울시장 선거 결과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오 시장은 당선 소감에서 "서울의 최대 현안은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 급감과 월세 폭등을 "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부동산 정책의) 방향 전환을 하지 않으면 앞으로 1~2년 뒤가 더 참혹한 부동산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울시민 5대 명령'을 "첫 국무회의에 참석해 진심을 담아 건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의 '조작기소 특검' 추진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불리한 구도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의 지원을 멀리하면서도 서울 수성에 성공한 오 시장의 차기 대권 행보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무소속으로 부산 북구 갑에서 당선된 한동훈 전 대표와 함께 당내 강경 노선파와 거리를 두고, 합리적 보수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는 중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당선인이 4일 서울시청에서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