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투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 구로구의 한 기초의원 선거구 후보 명단이 온라인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김철수, 국민의힘 후보도 김철수였기 때문이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후보자 화면에는 서울 구로구마선거구 구·시·군의회의원 후보로 2명이 나란히 올라왔다.
기호 1번은 더불어민주당 김철수 후보, 기호 2번은 국민의힘 김철수 후보였다. 한글 이름은 같지만 한자는 달랐다. 민주당 후보는 김철수(金澈洙), 국민의힘 후보는 김철수(金哲洙)였다.

두 후보는 같은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실제 맞대결을 벌이지는 않았다. 구로구마선거구는 구로제1동과 구로제2동을 관할하는 2인 선거구다. 이 선거구에는 후보 2명만 등록해 선출 정원과 후보 수가 같았다. 이에 따라 투표 없이 두 후보 모두 무투표 당선 대상이 됐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후보자 명단만 보면 착각하기 쉬운 장면이었다. 이름만 놓고 보면 '김철수 대 김철수'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김철수 후보 2명이 모두 구의회에 입성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점은 두 후보 모두 현직 구의원이라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김철수 후보는 이미 구로구의회에서 활동해 온 인물들이다. 같은 이름의 여야 현직 구의원 2명이 같은 선거구에서 다시 후보로 등록했고, 무투표 당선으로 나란히 의회에 돌아가게 됐다.
기초의원 선거는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로 치러진다. 선출 정원만큼만 후보가 등록하면 해당 선거구는 투표를 하지 않고 선거일에 당선인을 결정한다. 이번 구로구마선거구에서는 한글 이름이 같은 두 후보가 여야 간판을 달고 나란히 당선되는 드문 장면이 나온 셈이다.
구로구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느 김철수를 뽑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투표함이 열리기 전부터 김철수(金澈洙)와 김철수(金哲洙), 두 명의 김철수 당선이 이미 정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