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소득 계층 간 내 집 마련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고소득층은 성과급 등으로 늘어난 소득을 바탕으로 부동산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저소득층은 집값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주택 구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2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소득 3분위(상위 40~60%) 가구의 서울 3분위 주택 PIR(Price to Income Ratio)이 10.49를 기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PIR은 주택 가격을 연간 가구 소득으로 나눈 지표로, 소득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저축했을 때 주택 구입에 필요한 기간을 나타낸다.
중산층이 월급을 전액 저축해야 10년 6개월 만에 서울 중간 가격대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수치는 2023년 5월(10.49)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다시 10.5 수준에 근접한 것이다. 해당 기간 동안 3분위 가구의 3분위 주택 PIR은 9대 중반에서 10대 중반 사이를 오갔다.
지난해 7월 9.65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소득 증가율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더 가파르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득 수준별 내 집 마련 소요 기간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소득 5분위(상위 20%) 가구가 3분위 주택을 구입할 때의 PIR은 4.44인 반면,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는 29.36으로 집계됐다.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격차는 6.6배에 달한다.
1년 전인 2025년 3월과 비교하면 계층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5분위 가구의 PIR은 4.27에서 4.44로 0.17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1분위 가구는 27.35에서 29.36으로 2.01 이상 급등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소득 양극화가 자리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공개한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5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4.5%로 1분위 가구의 2.7%를 크게 상회했다. 소득 격차를 보여주는 5분위 배율은 6.59배로 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고소득층은 성과급 등으로 증가한 소득을 활용해 주택 가격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특히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함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사업장 인근이나 통근 셔틀 노선이 있는 수도권 핵심 지역에 젊은 고소득층의 매수 움직임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용인 수지는 올해 들어 매매가격이 8.16% 상승해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화성 동탄도 4.48%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소득 상승률이 주택 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저소득층은 주택 구입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