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AI 반도체 시장을 흔들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주요 대기업 실무진과 파격적인 '소맥 만찬'을 가지며 한국 시장과 기술 생태계에 대한 강력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저녁 황 CEO는 대만 타이베이의 대중적인 포차식 술집 '르어차오'에서 한국 기업들을 위해 마련된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에 참석했다. 모든 안주가 100 대만달러(한화 약 4,800원) 안팎인 소탈한 장소에서 2시간 넘게 이어진 이날 만찬에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부사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한국 ICT 산업을 이끄는 핵심 주역들이 총출동했다. 첫 건배사가 "한국의 AI를 위하여"였을 만큼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 해산물 식당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6.6.1 / 뉴스1
한국 투자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황 CEO는 "우리는 항상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한국은 훌륭한 생태계를 갖고 있고 기업들도 매우 뛰어나다. 칩, DRAM, 과학, 로보틱스, AI 팩토리 등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황 CEO는 구체적인 투자 및 협력 방향으로 '로보틱스'와 '피지컬 AI'를 꼽으며, "한국은 우리 생태계의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한국은 상상력과 창의력, 야망(꿈)은 매우 크지만 손발(노동인구)이 부족해지는 상황"이라며 "AI와 로봇이 한국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에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두산 등 국내 대표 기업들과 로봇 분야의 협력을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아울러 최근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맹활약 중인 SK하이닉스를 향해 "그들의 성공이 매우 자랑스럽고 기쁘다"며 아낌없는 축하를 건넸다.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가 1일(현지시간) 오후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린 ‘코리아 파트너스 나잇’에 참석했다. 황 수석이사는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장녀다. 2026.6.1 / 뉴스1
한국과의 깊은 인연을 강조한 황 CEO는 엔비디아의 최대 기술 콘퍼런스인 'GTC(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의 서울 개최 가능성도 활짝 열어두었다. 그는 "한국은 초창기 PC방 문화와 e스포츠를 꽃피운 곳으로, 엔비디아 지포스 사업 초기부터 나와 정서적으로 매우 가까웠던 나라"라며 "한국과 서울이 원한다면 기꺼이 서울에서 GTC를 개최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대만 일정을 마친 황 CEO는 하반기와 내년의 글로벌 AI 붐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곧바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번 방한 기간 중 그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연쇄 회동을 가질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 뉴스1
특히 오는 5일 서울 성수동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과 '삼겹살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져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통령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서도 황 CEO는 "기꺼이 응하고 싶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협력 방안에 대해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오는 6월 8일경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황 CEO는 반도체 대기업들과의 밀실 보안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한국에 가서 맛있는 치킨과 삼겹살을 먹는 것"이라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답변으로 다가올 방한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