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27일(수)

서소문 고가 붕괴 참사 날 "마포는 안전 자랑" 국민의힘 박강수 후보 실언 논란... 결국 고개 숙였다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현장에서 작업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국민의힘 박강수 마포구청장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부적절한 '안전 자랑'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비극적인 참사 소식을 자치구의 성과 홍보 수단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박 후보는 결국 시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26일 박강수 후보는 이날 오후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을 찾아 거리 유세를 펼쳤다. 논란의 발언은 박 후보가 이날 오후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소식을 유세 도중 직접 언급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인사이트박강수 국민의힘 마포구청장 후보 / 뉴스1


박 후보는 "지금 서대문 고가차도 철거현장 붕괴로 부상자가 많다고 한다. 현재 여섯 분이 부상해서 지금 수습 중에 있다"며 "안전이 제일인데 우리 마포도 늘 조심해야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여기까지는 통상적인 안전 당부로 여겨질 수 있었으나, 현직 마포구청장이기도 한 박 후보가 뒤이어 내놓은 발언이 화근이 됐다. 그는 "우리 마포, 4년 동안 단 한 건도 큰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거 자랑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웃 자치구에서조차 붕괴 사고로 사상자가 속출하며 긴박한 구조 작업과 수습이 엄중하게 진행되던 시점에, 뜬금없이 자치구의 안전 성과를 부각하는 '자랑'조의 발언을 던진 것이다. 박 후보가 연설을 마치자 현장의 지지자들은 큰 소리로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현장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와 실언 논란을 의식한 듯, 뒤이어 유세차에 오른 장동혁 대표는 지지자들의 호응을 긴급히 제지하며 수습에 나섰다. 장 대표는 연호를 멈추게 한 뒤 "잠시만 죄송하다. 조금 전에 말씀드렸지만 사고가 발생해서 수습 중에 있기 때문에 제가 유세를 마치고 갈 때까지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말씀을 들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유세까지만 하고 이후 유세 일정은 다 취소하려고 한다"며 "사고가 빨리 수습되고 크게 다친 분이 더 나오지 않도록 같은 마음으로 빌어주면 좋겠다"고 덧붙이며 현장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인사이트박강수 후보 페이스북


실제로 이번 참사의 여파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물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등 여야 지도부와 주요 후보들은 선거운동을 전격 중단했다.


현장에서의 발언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며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공감 능력 부족을 지적하는 비판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박 후보는 결국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박 후보는 사과문에서 "사고 소식을 언급하며 마포구의 안전 관리에 대해 발언하는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렸다"며 "사고로 인한 피해 상황이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마포구의 안전 성과를 강조한 제 발언은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공감과 배려가 부족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이어 "타 지자체의 안타까운 사고를 대하는 방식에 있어 시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며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당국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3분쯤 서소문 고가차도 하부 구조물인 거더가 일부 붕괴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현장 관계자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참변이 일어났다. 사고는 당일 오전 슬래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발생한 2.9㎝의 침하(단차)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이 내부 진입 안전진단을 벌이던 중 하중을 견디지 못한 구조물이 주저앉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