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은 엠디엠그룹 오너 일가 회사 엠디엠플러스는 지난해 1900억원대 순이익을 냈다.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의 두 딸이 지분 95.24%를 보유한 회사다. 이 순이익의 93.4%는 서울 여의도 고급 주거시설 개발사업을 맡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한 곳에서 나왔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엠디엠플러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3441억원, 순이익 19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영업이익은 6.7%, 순이익은 77.7% 늘었다. 신규 사업 확장보다 기존 주요 사업장의 분양 매출과 투자이익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가장 큰 숫자는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에서 나왔다. 이 회사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옛 유수홀딩스 부지에 들어서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아크로 여의도 더원' 사업을 추진한 PFV다. 지난해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가 인식한 당기순이익은 1794억원이다. 엠디엠플러스 전체 순이익 1921억원의 93.4%에 해당한다.
엠디엠플러스 순이익에서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 몫을 빼면 남는 금액은 127억원 수준이다. 엠디엠플러스 실적 대부분이 특정 개발사업 PFV 한 곳의 이익으로 채워진 셈이다.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 / 사진제공=엠디엠그룹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는 엠디엠플러스가 보통주 지분 100%를 보유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다. PFV는 특정 부동산 개발사업을 위해 세우는 특수목적법인이다. 프로젝트별로 자금을 모아 사업을 진행하고, 사업 종료 후 이익을 투자자에게 배분한다.
엠디엠플러스의 지분 구조도 공정위 조사와 맞물려 있다. 엠디엠플러스는 문 회장이 4.76%, 장녀 문현정 씨와 차녀 문초연 씨가 각각 47.62%를 보유한 회사다. 두 딸 지분을 합치면 95.24%다. 엠디엠그룹 주요 개발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이 오너 2세 회사 실적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 따져볼 수 있는 구조다.
공정위도 엠디엠플러스를 들여다보고 있다. 법률신문은 지난 2월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이 서울 강남구 엠디엠 본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고, 엠디엠플러스를 향한 일감 몰아주기와 우회 자금지원 의혹 규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엠디엠 측은 당시 특정 사안 조사가 아니라 대기업집단 지정 이후 통상적인 자료 수집이라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엠디엠그룹은 국내 대표 디벨로퍼로 꼽힌다. 2021년 디벨로퍼로는 처음 공정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부동산 개발과 신탁, 리츠, 캐피털 등 부동산 금융 계열사를 함께 보유하고 있다. 개발사업을 발굴하고, PFV를 세우고, 신탁·운용·금융 계열사가 프로젝트에 관여할 수 있는 구조다.
이 구조 자체가 위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부동산 개발업계에서 PFV를 활용한 사업 추진은 일반적이다.
다만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오른 회사가 오너 2세 지분율 95.24% 회사이고, 지난해 순이익 대부분이 PFV 한 곳에서 나왔다는 점은 확인해볼 대목이다. 사업 기회가 어떤 기준으로 엠디엠플러스에 배정됐는지, 그룹 금융 계열사와 거래 조건이 일반적인 수준이었는지, PFV 이익이 어떤 경로로 엠디엠플러스 실적에 반영됐는지가 확인 대상이다.
아크로 여의도 더원은 지난해 계약률이 올라오며 분양 성과를 냈다. 지난해 엠디엠플러스의 사업장별 매출은 아크로 여의도 더원 4181억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2249억원, 포제스한강 216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신규 공급보다 기존 대형 프로젝트의 후속 매출이 실적에 반영됐다.
엠디엠플러스의 지난해 순이익 1921억원 중 원트웬티파이브피에프브이 당기순이익 1794억원을 제외하면 남는 금액은 127억원이다. 공정위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너 2세 회사의 실적 대부분이 특정 개발사업 PFV 한 곳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