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손실을 일부 보전하고 파격적인 절세 혜택을 제공하는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출시 하루 만에 은행권을 중심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물량을 통틀어 사실상 완판됐다. 특히 가입 문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던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서민층 자금이 대거 몰리며 자본시장 유입의 새로운 물꼬를 텄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흥행에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추가 물량을 공급하는 방안을 전격 검토하고 나섰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에 가입하고 있다. 이날 미래에셋·KB·대신증권 등 주요 증권사와 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총 25개 금융회사에서 판매된 1차 물량 소진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6.5.22 / 뉴스1
24일 금융위원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판매 첫날 총 6,000억 원의 공모 물량 중 무려 87.1%에 달하는 5,224억 원이 소진됐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배정된 물량은 출시 당일 전액 조기 마감됐다. 일부 은행 영업점에는 아침 일찍부터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는 '오픈런' 현상이 발생했고,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비대면 모바일 앱 판매 물량은 판매 개시 10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흥행의 핵심 주역은 서민형 가입자들이었다. 은행권 전체 판매량 중 근로소득 5,000만 원(종합소득 3,800만 원) 이하인 서민형 가입자의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금융당국이 예측해 배정한 서민형 물량(20%)의 두 배 가까운 수치로, 금액으로는 약 1,000억 원의 서민 목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권에서는 5년간 자금이 묶인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재정이 자펀드 손실의 최대 20%를 우선 부담해 주고 최대 40%(1,800만 원 한도)의 소득공제 및 9% 배당소득 분리과세라는 강력한 혜택이 투자자들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했다. 퇴직연금보다 자산 형성 효과가 크다는 입소문이 난 것도 한몫했다.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자 금융당국은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하반기 추가 공급을 위한 긴급 조율에 나섰다. 국민성장펀드는 올해부터 5년간 매년 6,000억 원씩 조성될 예정이었으나, 내년도 물량을 미리 당겨오거나 재정을 추가 투입해 공급량을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1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게시판에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다. 오는 22일 출시하는 총 6000억원 규모의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는 1인당 연간 1억원, 5년간 최대 2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고 최대 4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판매 기간은 다음달 11일 까지이다. 2026.5.21 / 뉴스1
금융당국 관계자는 "첫날 완판으로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하반기 추가 공급 시 올해 연말정산에서 소득공제 혜택을 바로 받을 수 있도록 출시 시기를 조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2015년 안심전환대출 조기 소진 당시 선착순에서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승인 방식을 바꿨던 것처럼, 이번 펀드 역시 추가 공급 때는 소액 가입자나 서민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보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정부가 우선 부담하는 손실 20%는 개별 가입자의 원금을 보장하는 개념이 아니라 펀드 전체 자산에 대한 비율이다. 또한 이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1등급 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은행이나 증권사 창구에서 투자자 성향 분석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야만 최종 가입이 가능하다. 일부 증권사에서만 사전 계좌 개설이 가능했고 홍보 부족으로 미처 가입 기회를 잡지 못한 자산가와 서민들이 많은 만큼, 하반기 추가 공급이 확정되면 가입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