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열흘 남짓 앞둔 첫 주말, 대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을 찾아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이 공식 선거 유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7년 탄핵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3일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쯤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유영하 의원 등과 함께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방문했다. 진한 노란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이 검은색 승용차에서 내려 시장 상인회장으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자, 시장 입구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과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일제히 “박근혜”, “보고 싶었습니다”를 연호하며 환호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등 일행과 함께 이동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2026.5.23 / 뉴스1
박 전 대통령은 부처님 오신 날 연휴를 맞아 장을 보러 나온 시민 및 시장 상인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악수를 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안녕하십니까",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한 상인이 손으로 하트를 그리며 애정을 표현하자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화답하기도 했고, 한 어르신이 다가와 울먹이며 박 전 대통령의 얼굴을 쓰다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좁은 시장 통로에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으나 별다른 돌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시장을 둘러보며 상인들이 건넨 완두콩과 평소 즐겨 찾는 참기름 등을 선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만나 인사 나누고 있다. 2026.5.23 / 뉴스1
30여 분간의 시장 행보를 마친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많은 분이 저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만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다는 말씀을 전해 들었다"며 오랜만에 칠성시장을 찾은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반가워해 주시는 여러분을 뵈면서 진작 와서 뵀어야 했는데 죄송한 마음도 들고 감사하기도 했다"며 "경제가 안 좋다고 하니까 이렇게 조금이라도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함께 동행한 추 후보를 향해서는 "오늘 마침 추 후보도 같이 오셔서 시장을 둘러봤는데, 어려운 경제 상황을 다 잘 알고 계시니 좋은 정책을 마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경제통' 추 후보에게 깊은 신뢰와 힘을 실어주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 없이 미소만 지은 채 자리를 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등 일행과 함께 시장으로 이동하며 상인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6.5.23 / 뉴스1
박 전 대통령이 떠난 후 추 후보는 주호영, 이인선, 권영진 의원 등 대구 지역 의원들과 함께 집중 유세를 이어갔다. 추 후보는 유세차에 올라 "많은 분께서 그동안 그리워하신 대통령님을 보며 눈물을 흘리셨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님이 나라가 잘살고 국민이 편안한 것만 생각하셨기에 그 고마움에 흘린 눈물일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인정한 경제부총리 출신인 제가 대구 경제를 확실히 살려 시민들을 편안하게 해드리겠다"며 "박정희, 박근혜 전 대통령이 꿈꾸고 만들어간 세상을 제가 이어받아 만들어 가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대구 칠성시장 방문으로 선거 정국에 본격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은 부처님 오신 날 대체공휴일인 오는 25일,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을 방문해 행보를 이어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