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역사 왜곡 및 민주화 운동 희생자 모독 행위에 대해 연일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을 강하게 질타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대형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과거 광고 문구를 정조준하며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20일 이 대통령은 오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지난 2019년 무신사 공식 인스타그램에 게시됐던 '속건성 양말' 카드뉴스 광고 이미지를 공유했다. 해당 광고에는 슬리퍼형 양말 제품 사진과 함께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는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치안본부가 전 국민을 기만했던 발표 내용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게시물을 공유하며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사건, 그로 인해 시작된 6월 민주항쟁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광고"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제보를 받은 것인데 진짜인지 확인해 봐야겠다"라며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참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돈이 마귀라지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럴 수가 있나"라며 마케팅을 위해 역사적 비극을 희화화하는 기업들의 행태에 깊은 분노를 표출했다.
대통령의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화 운동과 희생자들에 대한 모독, 역사 왜곡, 희화화에 대해 발본색원하겠다는 평소 이 대통령의 철학과 의지가 반영된 메시지"라고 구체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가 된 무신사의 광고는 비록 7년 전인 2019년에 작성된 것이지만, 최근 스타벅스코리아가 저지른 이른바 '탱크데이 사태'와 맞물리며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무신사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 텀블러 세트'를 판매하며 광고에 '책상에 탁!', '5·18 탱크데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계엄군의 탱크 진입과 박종철 열사 사건을 동시에 조롱했다는 거센 공분을 샀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며 강력하게 질타한 바 있다.
스타벅스 사태의 파장은 경영진 경질로까지 이어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즉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해임했다. BBC,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까지 "한국 스타벅스 CEO가 민주화 시위 학살을 연상시키는 광고로 해임됐다"고 긴급 타전할 정도였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이러한 초강수가 미국 스타벅스 본사(SCI)와의 라이선스 계약 해지 및 지분 할인 회수(콜옵션) 등의 중대한 경영 리스크를 차단하기 위한 빠른 대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 '탱크 데이' 이벤트 논란 / 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대통령의 언급으로 과거의 과오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자 무신사 측은 즉각 고개를 숙였다. 무신사는 "7년 전 무신사의 큰 잘못이 다시 거론되고 있음을 인지했다"라며 "다시 한번 박종철 열사님과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기념사업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분들, 그리고 실망하셨을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백했다.
무신사는 당시에도 논란 직후 광고를 삭제하고 세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올렸으며, 유족을 직접 찾아 사죄한 뒤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근현대사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기업들이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역사적 아픔을 경솔하게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행태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재계 전반에 력사 의식 고취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