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감점 1.2점 2026년 12월까지...정기선 회장 취임 후 첫 KDDX 입찰 대응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1차 입찰장에 한화오션만 섰다.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은 사전등록을 하지 않았다. 회사는 기본설계 자료가 한화오션에 공유되는 점을 불참 사유 중 하나로 들었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앞서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KDDX 관련 군사기밀을 8차례에 걸쳐 유출한 혐의로 모두 유죄가 확정됐고, 방위사업청이 이 사건으로 부과한 보안감점 1.2점은 2026년 12월 6일까지 적용된다.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4일까지였던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지명경쟁입찰 사전등록에 응하지 않았다. 한화오션 단독 응찰로 경쟁입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1차 입찰은 유찰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중 2차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다.
이번 입찰 공고상 사업명은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다. 계약방법은 지명경쟁, 입찰 개시일은 3월 20일이었다. 사업기간은 계약 체결일로부터 71개월, 선도함 건조 확정 예산은 8820억9900만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KDDX 총사업비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의결 기준 7조439억원, 6000t급 구축함 6척이 대상이다.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되며 한화오션이 개념설계, HD현대중공업이 기본설계를 각각 맡았다.
사진 제공 = HD현대
한화 자료 유출 감점 안고 "자료 공유" 문제 삼은 HD현대重
HD현대중공업이 1차 불참 사유로 든 항목은 세 가지다. 첫째, 사업기간이 기본설계 당시 76개월에서 71개월로 5개월 줄었다. 둘째,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도 선도함 예산이 동결됐다. 셋째, 기본설계 자료가 경쟁사인 한화오션에 공유되면서 영업비밀과 입찰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지스함 건조 역량을 갖춘 유일한 업체로서 입찰 참여를 준비해왔지만 제반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자료 흐름은 이미 한 차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 적이 있다.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2014년 해군 간부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KDDX 개념설계도(3급 군사기밀) 등을 촬영해 보관한 혐의로 적발됐다. 울산지검은 2020년 9월 직원 9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이 가운데 8명은 2022년 11월,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형이 확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9월 30일 유죄 확정 시점이 다른 두 사건을 별개 보안사고로 보고 보안감점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 1.8점 감점은 2025년 11월 18일까지였고, 추가 1.2점 감점이 2026년 12월 6일까지 적용된다. 함정 수주전은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다.
한화오션은 같은 71개월·8820억9900만원 조건으로 공고된 1차 입찰에 응했다. HD현대중공업이 문제 삼은 사업기간과 예산 조건 아래 실제 사전등록을 한 쪽은 한화오션뿐이었다. 자료 공유 문제도 방위사업청의 제안요청서 배포 절차에서 나온 사안이다. HD현대중공업이 한화오션 관련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감점을 안은 채, 한화오션에 기본설계 자료가 공유되는 절차를 문제 삼아 1차 입찰에서 빠진 구도다.
HD현대중공업
2차도 빠지면 한화 단독 구도...수의계약 변수로 번지나
2차 입찰에서 HD현대중공업이 응찰하면 보안감점 1.2점을 안은 채 한화오션과 정면 승부에 들어간다. 다시 빠지면 한화오션 단독 응찰 구도가 반복된다. 국가계약법령상 요건을 갖출 경우 재공고 이후 수의계약 전환이 가능하다. 보안감점 1.2점은 2026년 12월 6일에 풀린다.
방위사업청 당초 일정은 상반기 사업자 선정, 2032년 해군 선도함 인도였다. 1차 유찰로 최종 사업자 선정 일정은 밀리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기본설계 수행 경험과 설계 연속성을 근거로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 수주를 주장해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처음 맞은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입찰 대응은 1차 사전등록 불참이었다. 7조원대 사업의 첫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입찰에서 빠진 회사는 기본설계 수행사 HD현대중공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