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격식을 허문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의 문화와 정취를 담은 특별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유대감을 다졌다.
지난 19일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은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과 만찬을 마친 후 이 대통령과 안경을 바꿔 쓰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이례적으로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만찬회 직후의 유쾌한 순간은 일본 내각 공보실의 공식 엑스(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내각 공보실은 '만찬회 뒤의 한 장면'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두 정상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선물한 안경테을 착용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스1(청와대 제공)
평소 안경을 착용하는 이 대통령을 위해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의 세계적인 안경 생산지인 후쿠이현 사바에시의 티타늄 안경테를 깜짝 선물하자, 이 대통령은 착용하고 있던 안경을 벗고 새 안경테를 써 보았다. 이때 평소 안경을 쓰지 않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이 벗어놓은 안경을 재빨리 빌려 쓰며 양손으로 안경을 받친 채 포즈를 취했고, 이 모습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다카이치 총리가 준비한 안경테의 생산지인 후쿠이현 사바에시는 일본 전체 안경테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장인정신의 중심지이자,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인 야마모토 다쿠 전 중의원의 고향이기도 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외에도 김혜경 여사를 위해 금속 공업이 발달한 니가타현 쓰바메산조시의 티타늄 텀블러 2개와 자신의 고향인 나라현의 전통공예품인 '아카하다야키' 도제 잔을 함께 선물하며 자국의 전통과 세심한 배려를 동시에 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다카이치 총리와 그 가족을 위한 정성 어린 맞춤형 선물을 준비해 화답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인 안동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안동 하회탈 목조각 액자'와 함께 조선통신사 세트를 선물했다. 하회탈 9종을 이어 붙인 목조각 액자는 양국 간의 '화합'과 우호 관계 발전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또한 조선통신사 시절의 상징적 교류 품목이었던 홍삼과 한지 가죽 가방을 전달했으며, 선물 포장에는 숙종 37년의 조선통신사 행렬도를 활용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양국의 견고한 유대 관계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 경북 안동의 한 호텔에서 선물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청와대 제공)
특히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의 남편인 야마모토 전 의원을 위해 아주 특별한 선물을 더했다. 아연유약과 은을 활용해 눈꽃 결정을 아름답게 표현한 '눈꽃 기명(그릇)' 세트가 그 주인공으로, 이는 야마모토 전 의원의 고향인 후쿠이현의 아름다운 설경과 정취를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두 정상이 안경을 쓰고 찍은 기념사진의 배경에는 이 대통령이 선물한 하회탈 목조각 액자와 달항아리 백자 액자가 선명하게 잡혀 양국의 문화적 교류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20일 오전 한일정상회담 일정을 마친 뒤 경북 안동 숙소를 출발해 귀국길에 올랐다. 다카이치 총리는 대구국제공항으로 이동해 출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