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19일(화)

임종룡 연임 의결 8일 뒤...우리금융 첫 토지 재평가, CET1 0.6%p 끌어올렸다

3월 13일 사업보고서엔 "재평가 해당없음"

10일 뒤 주총서 연임 의결, 그 8일 뒤 첫 재평가

KB·신한 CET1 변동 분해표엔 재평가 항목 없어


우리금융지주가 2026년 1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을 13.6%까지 끌어올린 배경에는 유형자산 재평가 효과가 있었다. 토지 재평가 한 항목이 CET1을 0.6%포인트(p) 높였다. 회사가 제시한 1분기 CET1 상승폭 0.7%p의 대부분이 재평가에서 나온 셈이다.


재평가 기준일은 2026년 3월 31일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된 지 8일 뒤다. 임 회장은 3월 23일 주총에서 재선임됐고, 새 임기는 2029년 3월까지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우리금융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분기 중 토지 후속측정 회계정책을 역사적 원가모형에서 재평가모형으로 변경했다. 회사가 유형자산 재평가를 시행한 것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이후 처음이다.


작년 말엔 '해당없음'...1분기 말 첫 재평가 반영


우리금융은 3월 13일 제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 유형자산 재평가 시행 여부에 대해 "해당사항 없습니다"라고 기재했다. 1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유형자산 중 토지에 대한 후속측정과 관련된 회계정책을 역사적 원가모형에서 재평가모형으로 변경했다"고 적었다.


사진 제공 = 우리금융그룹사진 제공 = 우리금융그룹


재평가 대상 토지의 장부금액은 크게 바뀌었다. 우리금융이 1분기 중 재평가한 보유 토지의 원가모형 기준 장부금액은 1조7799억원이었다. 재평가 후 장부금액은 4조2484억원으로 늘었다. 평가차익은 법인세 효과 차감 전 2조4785억원이다. 이연법인세를 차감한 1조7965억원은 재평가잉여금으로 자본에 더해졌다.


재평가 차익의 대부분은 우리은행 보유 토지에서 나왔다. 우리은행 별도 기준 재평가 후 토지 장부금액은 3조6640억원, 원가모형 기준 장부금액은 1조3991억원이다. 우리은행 보유 토지에서 발생한 평가차익은 2조2649억원으로 전체 평가차익의 91.7%를 차지했다.


평가는 외부 감정평가법인이 맡았다. 재평가 금액은 실제 매매가가 아니라 공시지가, 주변 거래 사례, 임대수익 등을 반영해 산정한 값이다. 우리금융 분기보고서는 이 토지의 공정가치를 '수준3'으로 분류했다. 시장에서 바로 확인되는 가격이 아니라 평가 과정의 판단이 들어간 금액이라는 뜻이다.


KB·신한 분해표엔 없던 재평가 항목


우리금융은 1분기 IR 자료 첫머리에 "보통주비율 13% 초과 조기 달성"을 내세웠다. CET1 변동 분해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12.9%였던 CET1은 올해 1분기 말 13.6%로 0.7%p 올랐다.


실적 발표 자료는 CET1 상승 요인을 "전사적 자본관리 노력과 유형자산 재평가"로 설명했다. 분해표상 유형자산 재평가 효과는 +0.60%p로, 당기순이익 효과 +0.25%p와 위험가중자산(RWA) 관련 효과 +0.23%p보다 컸다.


같은 자료에는 "자산재평가 영향 제외 시 13.0%"라는 문구도 병기됐다. 재평가 효과를 빼면 회사가 중장기 목표로 제시해온 CET1 13%에 맞닿는 수준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뉴스1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 뉴스1


같은 분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CET1은 하락했다. KB금융은 2025년 말 13.82%에서 2026년 3월 말 13.63%로 0.19%p 떨어졌다. 신한금융은 13.35%에서 13.19%로 0.16%p 낮아졌다.


두 금융지주의 CET1 변동 분해표에는 유형자산 재평가 항목이 없다. KB금융은 당기순이익 +0.52%p, RWA –0.33%p, 자사주 매입 –0.16%p, 현금배당 –0.11%p, OCI 변동 등 –0.11%p로 CET1 변동을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순이익 +0.46%p, RWA –0.47%p, 자사주 취득 –0.11%p, 분기배당 –0.10%p, OCI 변동 등 +0.06%p였다.


임 회장의 연임 과정에서 자본비율 개선은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임 회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추천하면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 보통주 자본비율 격차 축소, 시가총액 확대, 기업문화 혁신을 추천 사유로 들었다.


올해 1분기 말 우리금융 CET1 13.6%는 KB금융 13.63%와 사실상 같은 수준까지 올라섰고, 신한금융 13.19%를 앞섰다. 재평가 효과 0.6%p를 제외하면 우리금융 CET1은 13.0%다. 신한금융 13.19%에 미치지 못한다.


자본비율은 올랐지만 중기·SOHO 대출은 줄었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경쟁 은행보다 작았다. 우리은행의 1분기 별도 당기순이익은 5310억원으로 전년 동기 6340억원보다 16.2% 줄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은 1조1010억원, 신한은행은 1조1571억원을 벌었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절반에 못 미쳤다.


수익성 지표도 낮았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1%다. KB국민은행은 1.77%, 신한은행은 1.60%였다. 우리은행 NIM은 주요 시중은행 중 낮은 편에 속했다.


여신 포트폴리오도 엇갈렸다. 우리은행의 1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124조62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 줄었다. 개인사업자(SOHO) 대출은 42조8760억원으로 8.4% 감소했다. 우리은행 대기업대출은 같은 기간 59조4910억원으로 10.9% 늘었다.


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사진제공=우리금융그룹


우리은행은 1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중소기업대출 감소 사유를 "첨단전략산업 위주 성장 및 우량자산 중심 리밸런싱"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대출은 반도체, 방산, 바이오 등 국가 주력 산업 수요를 바탕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이 2기 임기에 내건 핵심 사업 중 하나는 2030년까지 73조원을 투입하는 생산적 금융이다. 이 가운데 융자 부문은 56조원으로 책정돼 있다. 1분기 우리은행의 중소기업대출과 SOHO 대출은 동시에 줄었다.


재평가로 인식된 평가차익은 현금 유입이 아니다. 우리금융 분기보고서 주석은 "토지의 재평가로 인해 인식된 재평가잉여금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에 포함되지 않습니다"라고 명시했다. 1분기 재평가로 자본에 더해진 1조7965억원은 CET1 산정에는 반영됐지만, 배당가능이익에는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