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끄는 미래에셋증권이 국내 증권사 첫 분기 순이익 1조원 이후 목표주가 재평가 구간에 들어섰다. 이번주에만 11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올렸다. 국내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중심 증권사로 보던 시각도 해외 WM, 혁신기업 투자, 디지털자산, 글로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묶은 투자 플랫폼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서치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11개 증권사가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현재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NH투자증권이 지난 3월 말 제시한 11만원이다. 유안타증권은 9만3000원, 키움증권은 9만원, 상상인증권은 8만8000원, 메리츠증권은 7만9000원을 제시했다.
목표가 상향의 출발점은 1분기 실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1조1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긴 첫 사례다. 영업이익은 1조3750억원, 세전이익은 1조3576억원이었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 자기자본은 1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이익의 내용도 기존 증권업 수익 구조와 달랐다. 유안타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지배주주순이익 9962억원에 혁신기업 공정가치 평가이익 8040억원과 홍콩 상장기업 코너스톤 투자 평가손익 1560억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스페이스X 등 비상장 혁신기업 투자가 1조원대 순이익의 큰 부분을 만들었다.
키움증권도 스페이스X 가치 상승을 추가 변수로 봤다. 키움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이 1분기에 비상장 혁신기업 관련 평가이익 약 8040억원을 반영했고, 스페이스X 가치 변화에 따라 2분기에도 추가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증권가의 시선은 실적에서 가격으로 넘어갔다. 유안타증권은 목표주가 9만3000원을 산정하면서 12개월 선행 주당순자산(BPS)에 주가순자산비율(PBR) 3.52배를 적용했다.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를 4만3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올렸다. 혁신기업 투자 성과와 WM 경쟁력, 홍콩법인의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 미국 증권사 인수 추진을 반영했다. 투자의견은 'Hold'로 유지했다. 2026년 예상 PBR 2.7배에는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다는 판단이다.
논쟁은 미래에셋증권을 어떤 회사로 볼 것이냐에 있다. 전통 증권사로 보면 PBR 2~3배는 높은 가격이다. 해외 고객과 디지털자산, 모바일 투자 서비스를 갖춘 글로벌 투자 플랫폼으로 보면 비교 대상이 달라진다. 미래에셋증권이 비교 대상으로 꺼낸 미국 로빈후드는 5월 중순 기준 700억달러대 시가총액과 7배대 PBR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로빈후드를 전통 증권사보다 모바일 투자 플랫폼에 가까운 회사로 가격을 매기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이 비교를 꺼낸 것은 국내 증권업 평균 밸류에이션에 갇히지 않겠다는 뜻에 가깝다. 국내 주식 중개와 WM을 넘어 해외 리테일 고객, 전통 금융상품, 디지털자산 거래를 한 플랫폼 안에 묶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6월 홍콩에서 글로벌 MTS를 출시할 예정이다. 홍콩법인은 디지털자산 리테일 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미국에서는 증권사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허선호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이 구상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장기간 밀어온 해외 확장 전략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다만 이번 목표가 상향 국면에서 시장이 다시 가격을 매긴 직접 대상은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의 실행력이다. 김 부회장은 글로벌과 투자은행(IB)을, 허 부회장은 WM을 맡고 있다. 두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고, 각자대표 체제도 유지됐다.
고객자산도 빠르게 불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말 국내외 고객자산은 660조원이었다. 5월 10일 기준으로는 776조원까지 늘었다. 연금자산은 74조원을 돌파했다. 해외법인의 1분기 세전이익은 2432억원으로 글로벌 사업 개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홍콩법인과 뉴욕법인은 각각 813억원, 830억원의 세전이익을 냈다.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 등 해외 WM 고객자산은 1분기 말 78조원으로 집계됐다.
스페이스X 등 혁신기업 평가이익이 1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면, 홍콩 MTS와 해외 WM은 이를 반복 수익으로 넓히는 통로다. 홍콩 MTS 출시 이후에는 해외 고객 수와 거래대금, 디지털자산 거래 수익이 새 평가 기준이 된다. 미국 증권사 인수는 가격과 통합 방식, 현지 규제 대응을 포함해 글로벌 WM 전략의 다음 단계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2일 콘퍼런스콜에서 "단기급등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다"면서도 "현재 주가는 미래 성장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보고,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회사는 WM과 연금, 해외 사업, 혁신기업 포트폴리오, 홍콩·미국 글로벌 WM 추진을 차별화 요소로 들었다.
김미섭·허선호 대표이사 부회장이 받은 첫 가격표는 6월 홍콩 MTS 출시 이후 다시 조정될 수 있다. 해외 고객 수와 거래대금, 디지털자산 거래 수익, 미국 증권사 인수 조건이 다음 비교 지표로 남아 있다.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