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기세가 거침없다.
14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39% 급등한 235.74달러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한 엔비디아 본사 건물 / GettyimagesKorea
이로써 시가총액은 약 5조 7,100억 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이튿날 장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초유의 '시총 6조 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올해 들어서만 26%, 최근 1년 사이 70%가량 폭등한 수치다.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미국 정부의 대중 수출 통제 완화 조짐이다. 미 상무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중국 주요 IT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H200' 구매를 일부 승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여기에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시진핑 주석과의 일정에 동행한 점도 글로벌 영향력을 입증하며 호재로 작용했다.
2026년 5월 14일(현지 시간)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나서기 전 손을 흔들고 있다. / GettyimagesKorea
AI 인프라 전반에 걸친 투자 열풍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는 AI 주문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며 12% 폭등했고, AI 클라우드 업체 네비우스 그룹 역시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나스닥에 데뷔한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르브래스 시스템스는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 대비 최대 100% 이상 폭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AI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HBM 메모리 등 공급망 전반이 수혜를 입으며 'AI 승자 독식'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해 S&P 500 지수 상승분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 등 소수 반도체 기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쏠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다만 가파른 상승세에 따른 경계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예상치를 웃도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여파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고 있는 데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가 불안 등 대외 리스크가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지나친 밸류에이션 부담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