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하 시인이 6년 만에 신작 시집 '이별이 올 때 봄도 오는 겁니다'를 발표했다.
문학동네시인선 249번째 작품으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지난 2020년 첫 시집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후 선보이는 두 번째 작품집이다.
새 시집에서 이원하 시인은 시적 공간을 제주에서 파주로 옮겨왔다. 첫 시집이 따뜻한 제주에서의 삶과 사랑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접경 지역인 파주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시세계를 펼쳐 보인다.
사진 제공 = 문학동네
시인은 실향민인 할아버지의 독립 출판물을 마주하며 시작된 시 쓰기 작업을 통해 개인적 그리움을 넘어 '현재라는 역사'를 다시 쓰는 작업으로 확장시켰다.
이번 시집의 가장 주목할 점은 남북 분단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이원하 특유의 서정성으로 풀어낸 것이다.
시인은 "나를 이해시킬 용기는 있나요? 그 용기와 인사라도 하고 싶습니다"라며 독자들과의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파주라는 접경 지역을 시의 몸으로 삼아 화자의 정체성과 연결하려는 시도는 최근 한국문학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도발적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후세대가 바라보는 분단 현실의 결합은 시인만의 독특한 서정성과 만나 새로운 시적 장을 만들어낸다. 시인은 사전 인터뷰에서 "머리에서 나온 시보다 가슴에서 나온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듯, 이번 작품에서도 진정성 있는 감정을 바탕으로 한 시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시집은 "분단시의 서정적 전유"를 통해 한국 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 시집이 한국 시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면, 이번 작품은 오직 이원하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분단 문제를 서정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번 시집은 이원하 시인의 성장한 시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발랄하고 독특한 서정성을 기다렸던 독자들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시인 특유의 단단한 코어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새로운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