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가 상을 받았는데, 카메라는 엉뚱한 곳에서 일을 했다. 주인공은 무대 위 수상자였지만, 온라인에서 먼저 퍼진 장면은 객석의 곽범과 김원훈이었다. 한쪽은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표정으로 화면을 채웠고, 다른 한쪽은 넥타이를 풀어버리며 시상식장 안에서 혼자 패배 선언을 한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
지난 8일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는 백상예술대상에서 이수지가 수상소감을 하는 장면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곽범이 객석에서 울컥한 듯한 표정을 짓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물은 조회수 45만회, 추천 1270개를 넘기며 빠르게 확산됐다. 누리꾼들은 "김원훈 곽범 너넨 평생 무관해라", "저 기수가 미쳤네", "틈만 나면 지랄이네" 등 반응을 보였다. 수상소감보다 객석 리액션이 더 큰 소란을 만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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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범의 표정은 짧은 영상 하나로 설명이 끝났다. 굳이 자막을 붙이지 않아도 사연이 있어 보였고, 굳이 사연을 몰라도 웃겼다. 안경은 얼굴 위에서 제 역할을 잃은 듯했고, 입술은 이미 감정선을 넘어섰다. 정식 시상식장 안에서 벌어진 장면이었지만, 화면만 떼어놓고 보면 누가 상을 받은 것인지보다 누가 가장 크게 무너졌는지가 먼저 보였다.
김원훈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수지 수상 직후 김원훈이 넥타이를 풀어버린 장면 역시 별도 게시물로 올라왔다. 이 게시물은 조회수 50만회, 추천 1235개, 댓글 147개를 기록했다. 누리꾼들은 "김원훈 평생 무관해야겠다", "접수 너무 찰지다", "세경씨를 웃기게 한 남자" 등 댓글을 남겼다. 상을 못 받은 사람이 이렇게 성실하게 웃기면, 다음 시상식에서도 또 못 받을 명분이 쌓인다는 잔인한 농담까지 나왔다.
이날 온라인 반응의 핵심은 두 사람의 '패배 리액션'이었다. 보통 시상식에서 수상자는 무대 위에서 웃고, 후보자는 객석에서 박수를 친다. 그런데 곽범과 김원훈은 박수만 치는 데서 멈추지 않았다. 곽범은 감정을 얼굴에 다 써냈고, 김원훈은 넥타이로 심경을 밝혔다. 공식 중계 화면에 잡힌 몇 초가 커뮤니티에서는 하나의 콩트처럼 소비됐다.
이수지의 수상은 축하받을 일이었고, 곽범과 김원훈의 리액션은 그 축하를 더 크게 만든 장면이었다. 수상자는 상을 받았고, 두 사람은 웃음을 받았다. 백상 무대가 트로피를 나눠주는 자리였다면,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날 객석 리액션에도 따로 상을 줬다. 상 이름은 굳이 붙이지 않아도 된다. 누리꾼들은 이미 정리했다. "이렇게 찰지게 접수해주면 계속 못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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