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9일(토)

"레퍼런스 참조는 관행" vs "99% 일치 데드카피"... 블루엘리펀트·젠틀몬스터 '정면충돌'

국내 아이웨어 시장에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블루엘리펀트와 1위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디자인 표절' 여부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 데지난 7일 창립자인 최진우 전 대표가 구속된 상태에서 열린 첫 미디어 간담회에서 블루엘리펀트 신임 고경민 대표는 이번 논란을 패션 업계의 '통상적 레퍼런스 참고'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인사이트고경민 블루엘리펀트 대표가 7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블루엘리펀트


변호사 출신인 고 대표는 간담회에서 "아이웨어 뿐만 아니라 패션 업계에서 트렌드나 레퍼런스를 활용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며, 당시 참고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이웨어 특성상 안경알, 코받침 등 구성 요소가 한정적이라 독특한 디자인이 나오기 어렵다"며 "현재 법정에서 다투는 핵심은 이러한 참조 행위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강조했다. 또한 젠틀몬스터 제품들 역시 선행 제품을 참고한 사례가 있다며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안경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블루엘리펀트를 대상으로 모방 피해를 입었다며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 뉴스1


하지만 젠틀몬스터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단순한 유행 참고 수준을 넘어 브랜드 자산을 고의적으로 복제했다는 주장이다.


젠틀몬스터 측은 "정부 조사 결과 블루엘리펀트가 조직적·대규모로 표절을 해온 사실이 드러났다"며 "제품뿐만 아니라 매장 전시 공간과 액세서리까지 도용한 것은 유례가 없는 '브랜드 카피'"라고 비판했다.


인사이트블루엘리펀트 신제품 라인업 / 블루엘리펀트


실제로 검찰과 지식재산처의 조사에 따르면, 블루엘리펀트 위조품 중 29종은 3D 스캐닝 비교 결과 오차범위 1㎜이내로 95% 이상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중 18종은 3D 스캔 결과 99% 이상 일치하는 '디자인 데드카피'로 분류됐다.


수사 당국은 블루엘리펀트가 202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젠틀몬스터의 인기 상품 모방품 약 32만 점을 판매해 123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당시 블루엘리펀트에 별도의 디자인 개발 인력이 거의 없었으며, 젠틀몬스터 제품을 직접 발주하거나 모방 상품을 그대로 들여와 유통한 정황을 포착했다.


인사이트젠틀몬스터 서울 롯데타워점 / 젠틀몬스터


블루엘리펀트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급성장한 해당 브랜드는 현재 19명 규모의 전담 디자인 조직 '디자인 랩'을 신설해 독자적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 대표는 "젠틀몬스터가 아이웨어의 패션화를 이끌었다면, 우리는 이를 대중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미국 시장 진출 등 글로벌 확장 계획을 공개했다.


현재 최 전 대표가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법정 구속된 가운데, 업계는 이번 재판 결과가 패션계의 오랜 관행인 '디자인 참조'와 범죄인 '데드 카피'를 가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블루엘리펀트는 현재 논란이 된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자체 개발 제품으로 라인업을 교체하며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