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7일(목)

"기름값 무서워 못 타겠다"... 배달차부터 통학버스까지 점령 중인 '스타리아HEVㆍPV5'

고유가와 환경 규제가 상용차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승용차 중심으로 확산되던 친환경차 흐름이 이제 승합차·상용차 시장으로 빠르게 번지는 모습이다. 


디젤과 LPG가 사실상 표준이었던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경제성'과 '규제 대응'이라는 두 축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 판매 흐름만 놓고 보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기보다, 본격적인 전환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 사례는 현대자동차의 스타리아 하이브리드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스타리아 하이브리드 국내 판매량은 207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스타리아 전체 판매량은 3039대로 전년 동월(3727대) 대비 18.5% 감소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만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전체 판매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친환경 모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판매 비중 변화는 시장 흐름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지난해 4월 전체 스타리아 판매 가운데 하이브리드 비중은 17.4% 수준이었지만, 올해 4월에는 68.3%까지 치솟았다. 


image.png스타리아 하이브리드 / 현대차


이제 스타리아 판매 10대 중 7대가량이 하이브리드 모델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신차 효과가 아니라 상용·승합차 구매 기준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의 흥행 배경에는 운영비 절감 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어린이 통학 차량, 공항·호텔 셔틀, 학원차, 소규모 사업자 차량 등은 운행 시간이 길고 도심 주행 비중이 높다. 


이 경우 연료 효율과 정숙성 차이가 곧 운영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특히 경유차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디젤 모델에 대한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특유의 저속 주행 효율과 정숙성이 더해지며 시장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의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PV5 역시 상용차 시장 변화의 중심에 섰다. PV5는 지난달 국내에서 2262대 판매됐으며, 올해 누적 판매량은 이미 1만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난달 기아의 국내 상용차 판매량은 5727대로 전년 동월 대비 66.6%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PV5가 차지한 비중은 39.5%에 달했다.


PV5를 제외한 기아 상용차 판매량은 3465대로 1년 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사실상 기아 상용차 판매 증가분 대부분을 PV5가 이끈 셈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PV5는 올해 2월 월간 판매량 3967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웠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PV5의 흥행을 단순한 전기차 판매 증가로 보지 않는다. 


image.pngPV5 카고 / 기아


물류·배송·소규모 운송 시장에서는 연료비와 유지비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전기차는 초기 구매 비용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충전 비용과 정비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여기에 정부 보조금과 친환경차 우대 정책까지 더해지며 상용 시장에서 경제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PBV 시장은 향후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핵심 성장 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단순 승합차 개념을 넘어 물류, 이동 서비스, 라스트마일 배송, 이동형 사무공간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아가 PV5를 시작으로 PBV 라인업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런 시장 변화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역시 대응에 나섰다. 현대차는 지난달 스타리아 전기차 모델을 새롭게 출시하며 친환경 승합차 포트폴리오 확대에 착수했다. 


기존 하이브리드 중심에서 전기차까지 라인업을 확장해 상용·승합 시장의 친환경 전환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국내 상용차 시장은 지금 '디젤 시대의 종료'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과거에는 내구성과 적재 능력이 최우선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연료 효율과 유지비, 규제 대응력, 정숙성까지 구매 판단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스타리아 하이브리드와 PV5의 판매 호조는 단순한 개별 차종의 성공이 아니라, 상용차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미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