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1일(화)

"계엄 직후 대응, 가장 보람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하며 한 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20일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한은 별관에서 이임식을 가졌다. 퇴임 현장에서 이 총재는 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찼던 순간으로 '계엄 사태 직후의 대응'을 꼽으며 소회를 밝혔다. 그는 "계엄 사태 직후 하나님이 나를 이 일을 하라고 보내셨다고 느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이 총재는 특히 외신 대응 과정에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작동하면 경제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메시지를 외신 인터뷰에서 전달했고 생각보다 잘 작동했다"며 "해외에 오래 있었던 경험과 관계가 도움이 됐고 그 부분은 제일 많이 기여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다만 상황 악화 이후 헌재의 기능 부재를 우려하는 질문이 쏟아졌을 때는 답하기 어려웠다며 당시의 압박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origin_이창용한국은행총재이임식.jpg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뉴스1


가장 고통스러웠던 지점으로는 2024년 제기된 '조기 금리 인하 실기론'을 언급했다. 이 총재는 "한동안은 왜 금리를 안 낮추냐고 비판받았고 지금은 반대로 금리 때문에 환율과 부동산 시장이 올랐다는 얘기를 듣는다"며 "양쪽에서 비난받는 걸 보니 금통위원들이 중간으로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딜레마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금리를 안 올리는 것도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상황이 매일 바뀌고 있어 방향을 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부동산 문제는 이번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고 정책을 오래 지속해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이 집을 못 구하는 문제는 저출산과 사회갈등, 미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고 우려를 표했다.


origin_이임사하는이창용총재.jpg뉴스1


과거 논란이 됐던 '서학개미' 발언에 대해서도 "지금도 다시 하라면 같은 취지로 말했을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내국인 해외 투자가 환율에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고 이후 국민연금 해외 투자 등이 공론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퇴임 후 행보에 대해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목소리를 계속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총재는 "연구뿐 아니라 경제 평론과 자문을 할 생각"이라며 "대학 교수직은 성적 매기는 게 싫어서 지금은 안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유튜브 채널 개설설에 대해서는 농담이 와전된 것이라고 일축하면서도 "가만히 있으면 알아주는 세상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필요하면 계속 메시지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