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비슷한 게임을 다운받고 지우는 것에 지쳤다.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모인 '게임계의 유튜브'는 왜 없을까."
한 하드코어 게이머의 뼈저린 아쉬움이 크래프톤의 680억 원짜리 초대형 프로젝트로 진화했다.
배틀그라운드(PUBG) 하나로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한 크래프톤이 차세대 C2E(Create-to-Earn) 플랫폼 '오버데어(OVERDARE)'를 앞세워 게임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나섰다.
오버데어 / 크래프톤
코딩이나 전문적인 개발 지식이 없어도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누구나 머릿속 아이디어를 게임으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수익까지 창출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크래프톤이 단순히 게임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창작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거대한 판을 까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게임판 유튜브 만든다"... 680억 쏟아부은 '넥스트 배그'
오버데어의 탄생 배경에는 헨리(Henry) 대표의 각별한 게이머 철학이 녹아있다. 그는 대형 게임사가 철저한 기획 아래 만드는 게임은 결국 기존 레퍼런스를 답습해 식상해지기 쉽다는 문제의식을 느꼈다.
진정으로 기발하고 재미있는 크리에이티브는 대형 회사가 아닌 일반 유저와 크리에이터들의 손끝에서 탄생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유튜브 'OVERDARE'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이 개발 장벽에 부딪혀 포기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제작 도구와 유통 채널을 쥐여주는 것이 오버데어의 존재 이유다.
크래프톤은 이 거대한 비전에 전폭적인 지원을 쏟아부었다. 지난 2023년 네이버제트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지분 85%를 확보하며 오버데어 설립을 본격화했다.
지분 투자에 약 403억 원, 자산 양수도에 280억 원을 투입하는 등 설립 초기에만 680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자원을 집중시켰다.
이는 단일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폭발적인 확장이 가능한 플랫폼 사업에서 배틀그라운드의 뒤를 이을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110여 명의 개발진이 모바일 환경에서 완벽하게 구동되는 생태계 구현에 매진하고 있다.
오버데어 홈페이지
블록체인 대신 'AI'로 장벽 깼다... 2026년 정조준한 무모한 도전
오버데어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핵심 기술의 무게중심을 블록체인에서 인공지능(AI)으로 과감히 옮겼다는 점이다.
초기에는 대체불가토큰(NFT)과 가상자산을 활용한 수익화에 집중했으나,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생태계의 본질인 크리에이터 확보를 위해 노선을 틀었다.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게임 요소와 스크립트를 짜주는 스튜디오 에이전트, 아바타 의상을 자동 생성하는 AI 코스튬 등을 도입해 게임 제작의 진입 장벽 자체를 허물었다.
오버데어는 단순히 개발 도구를 던져주는 데 그치지 않고, 크리에이터의 저작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투명하게 정산하는 신뢰 기반의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사명인 오버데어는 그 자체로 무모한 도전을 의미한다. 당초 2024년 정식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전에 없던 플랫폼을 완성하기 위한 전략 수정과 연구개발이 길어지면서 2026년으로 시점을 재조정했다.
오버데어 홈페이지
매일 치열한 토론과 야근이 이어지는 험난한 과정이지만, AI 시대의 초입인 지금이야말로 누구나 상상하는 게임을 만들어내는 플랫폼이 탄생할 최적기라는 것이 오버데어 측의 설명이다.
로블록스 등 기존 거인들이 버티고 있는 시장에서 크래프톤의 이 무모한 승부수가 어떤 파란을 일으킬지 게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