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가 오랜 1위였던 에이스침대를 66억 원 차이로 따돌리며 3년 연속 업계 왕좌를 수성했다. 시장의 트렌드를 정확히 꿰뚫은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시몬스의 매출은 3,239억 원, 에이스침대는 3,173억 원을 기록했다.
고환율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매출은 2%, 영업이익은 23% 감소했으나, 에이스침대를 66억 원 차이로 제치고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시몬스 이천 본사 전경 / 시몬스
특히 에이스침대가 소파 브랜드(자코모, 에싸) 매출을 실적에 포함시키는 등 집계 방식을 변경하며 외형 확대에 나섰음에도 순위는 뒤집히지 않았다.
시몬스의 3년 연속 1위 수성이 단순한 프로모션 효과가 아닌, 침대 시장의 구조적 재편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몬스의 독주를 이끈 핵심 동력은 시장의 양극화 트렌드와 가치 소비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킨 '초프리미엄'과 '안전·친환경'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트랙의 한 축은 압도적인 하이엔드 포지셔닝을 구축한 '초프리미엄 라인'이다. 최상위 모델인 '뷰티레스트 블랙'은 극강의 품질을 앞세운다.
국내 최초 포스코 강선에 항공산업에서 사용되는 바나듐 소재를 적용해 강도와 내구성 면에서 포켓스프링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뷰티레스트 1925 / 시몬스
그 결과 국내 5성급 특급호텔 침대 시장 점유율 90%를 장악하며 '프리미엄 침대=시몬스'라는 대체 불가한 브랜드 에쿼티를 구축, 시몬스의 확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 다른 한 축은 펀더멘털에 기반한 '안전·친환경' 철학이다.
식물성 섬유와 해조류 소재를 내세운 비건 매트리스 'N32'는 친환경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지갑을 열며 폼 매트리스 매출 3배, 모션베드 6배 급성장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여기에 업계 최초 '3대 펫 안심 인증'으로 반려동물 가구의 수요까지 흡수했다.
나아가 마케팅으로 포장된 프리미엄을 넘어 소비자 신뢰의 근간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라돈 사태' 이후 전 제품에 '라돈·토론 안전제품 인증'을 매년 갱신하고 있으며, 법적 실내용 기준인 E1 등급을 넘어 원가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E0급 친환경 자재만을 고집한다.
실내 공기질 최고 등급인 'UL 그린가드 골드' 획득과 시몬스 팩토리움 수면연구R&D센터에서의 200여 개 극한 테스트는 시몬스의 타협 없는 안전 철학을 대변한다.
시몬스 팩토리움 내부 / 시몬스
낙하 충격 테스트 / 시몬스
이러한 브랜드의 고집은 제품이 고객의 안방에 놓이는 '라스트 마일(Last mile)'까지 이어진다. 외주가 아닌 자체 통합 직배송 시스템을 통해 2인 1조 전용 차량 배송, 72시간 내 설치, 청결 배송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맞벌이와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이브닝 배송'을 도입한 것과, 오프라인 갤러리에서 1시간 30분의 수면 체험을 제공하는 슬립라운지 운영은 단순한 가구 판매를 넘어 '수면 경험' 자체를 서비스업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시몬스의 영업이익(405억 원)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했지만, 이를 수익성 악화로 단정 짓기는 어렵다.
경상연구개발비(15억 1,000만 원)와 ESG 기부금(17억 7,000만 원), 인건비(428억 원) 등 미래 가치를 위한 투자를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대폭 늘린 데 따른 계획된 비용 증가에 가깝기 때문이다.
당장의 영업이익률(12.31%)이라는 숫자에 연연하기보다, 압도적인 품질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위한 선제적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포석이다.
반면 에이스침대는 반격에 나섰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소파 브랜드 합산으로 한때 시몬스와의 매출 격차를 74억 원에서 35억 원까지 좁히기도 했으나, 지난해 오히려 66억 원으로 다시 벌어졌다.
결국 시몬스의 3년 연속 1위 수성은 침대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단순한 '가성비'와 '외형 덩치 키우기'에서 '프리미엄 경험'과 '안전성에 대한 신뢰'로 완전히 넘어갔음을 시사한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 / 시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