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코리아 세페르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탄압의 역사를 간직한 채, 현재는 한국 문화와 지원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키워가는 상징적 마을이다.
지난 2일 유튜브 채널 '희철리즘Heechulism'이 업로드한 영상에서는 이 역사적인 마을의 현재 모습과 참전용사 후손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영상에 따르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의 낯선 땅 에티오피아에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고마움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가 있다.
유튜브 '희철리즘Heechulism'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황실 근위대였던 '깡뉴 부대'를 파견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냈던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이 모여 사는 '코리아 사파르', 즉 한국 마을이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 당시 단 한 명의 포로도 없이 용맹하게 싸웠던 혈맹국이다. 하지만 참전 이후 이들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에티오피아에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도왔다는 이유로 참전용사들은 탄압과 억압의 대상이 됐다.
과거 황실 근위대로서 누렸던 명예와 혜택은 모두 사라졌고, 이들은 자신의 참전 사실을 숨긴 채 숨죽여 살아야만 했다.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야 민주화가 이루어지며 다시금 이들의 희생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영상에 등장한 참전용사 손녀 다빈 씨는 한국어 웅변대회 우승자이자 현지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한국 전문가이다.
유튜브 '희철리즘Heechulism'
그녀의 안내로 방문한 코리아 사파르는 참전용사 가족들의 정착촌으로, 한국의 지원으로 세워진 보건소와 기념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마을 곳곳에는 한국과의 인연을 증명하는 흔적들이 가득했다. 특히 '춘천시 에티오피아 한국 참전용사 후원회' 등의 기증 표식은 멀리 떨어진 두 나라가 여전히 끈끈한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마을 내부의 실상은 여전히 고단한 삶의 연속이다. 참전용사 후손들이 거주하는 집은 매우 협소하며, 주방과 화장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열악한 환경이 많았다.
한 참전용사 아들은 아버지가 전쟁 중 부상을 입고 돌아와 고생하다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일부 후손들은 참전 사실을 증명할 서류나 군번줄 등을 분실해 정부의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기도 했다.
유튜브 '희철리즘Heechulism'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최근 대규모 도시 개발 사업을 통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으며, 참전용사 기념공원 내에서는 매주 무료 한국어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후손들은 한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며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다빈 씨가 오픈한 '미스터 김밥' 식당에는 현지인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한국 문화가 에티오피아 MZ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지켜낸 자유의 가치는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에티오피아 땅에서 한국어와 한식, 그리고 고마움의 기억으로 꽃피우고 있다.
역사를 잊지 않고 보답하려는 한국의 노력과, 조부의 희생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후손들의 마음이 만나 코리아 세페르는 단순한 마을을 넘어 두 나라의 우정을 상징하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