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30일(월)

"운을 만드는 것은 끈기"... 故이병철 회장이 삼성 후계자에게 전수했다는 10가지 '삶의 철칙'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의 상징이 된 삼성그룹. 그 거대한 뿌리를 내린 호암(湖巖) 이병철 창업회장(이하 이 회장)의 경영 철학과 인생관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최근 유튜브와 SNS 등에서 '부자의 습관'이나 '성공학'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이 회장이 후계자에게 전수했다고 알려진 삶의 지혜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시대를 앞서간 경제 거인이 남긴 10가지 인생 철칙을 살펴봤다.


1. 운둔근(運鈍根) : 운을 만드는 것은 끈기다


'운둔근'은 이 회장의 자서전 '호암자전'에 나온 말로 이 회장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단어다. 사람이 성공하려면 운(運)이 따라야 하지만, 그 운을 잡기 위해서는 우직하게 기다리는 '둔(鈍)'함과 끝까지 버티는 '근(根)'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급함 대신 내실을 다지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성공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 / 사진 제공 = 삼성그룹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 / 사진 제공 = 삼성그룹


2. 경청(傾聽) : 귀를 기울여 마음을 얻어라


1966년, 아들 이건희가 동양방송 입사 후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시작할 때 이 회장이 직접 써준 글귀로 알려져 있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먼저 하라"는 가르침은 훗날 이건희 회장이 '무거운 입'을 가진 경영자로 거듭나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


3. 목계(木鷄) : 감정을 다스리는 평정심


장자(莊子)의 고사인 '목계'는 싸움닭 중 최고는 상대가 아무리 도발해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만든 닭(목계)' 같은 존재라는 뜻으로, 이 회장이 생전 즐겨 사용한 비유다. 경영자로서, 혹은 한 인간으로서 외부의 자극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야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4. 보보시도량(步步是道場) : 모든 순간이 수행이다


故 이건희 전 회장과 자녀들 / 사진 제공 = 삼성전자故 이건희 전 회장과 자녀들 / 사진 제공 = 삼성전자


불교 용어인 이 문구는 "발걸음을 떼는 곳마다 모두 도량(수행의 장소)이다"라는 의미로 이 회장의 서예 작품 및 평소 좌우명으로 유명하다. 일상의 아주 작은 일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이를 삶에서 실천하려 했던 그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5. 인재제일(人才第一) : 결국 사람이 전부다


삼성 경영이념 제1호인 '인재제일'. 이 회장은 "내 인생의 80%는 인재를 찾고 기르는 데 썼다"고 말할 정도로 사람에 대한 집념이 강했다. 기업의 성패는 자본이 아닌 '사람'에게 달려 있다는 그의 철학은 오늘날 삼성 인재 경영의 근간이 됐다.


6. 지갑은 닫고 입은 열지 마라


생전 이 회장은 "말하는 법을 배우는 데는 2년, 침묵하는 법을 익히는 데는 60년"이라는 유명 격언을 즐겨 사용하며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또 가치 있는 곳에는 과감히 투자하되 작은 돈은 아끼는 등 돈을 다루는 태도의 '분별력'을 강조했다.


사진 = 인사이트 사진 = 인사이트 


신중한 언행과 절약 및 분별력을 강조한 대목으로, 후계자들에게는 특히나 엄격한 자기 관리를 요구했던 그의 성품이 녹아 있다.


7. 부자 옆에 줄을 서라


성공하고 싶다면 성공한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라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이 회장의 공식 자서전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의 '인맥 관리론'이 재해석된 격언으로 전해지고 있다. 


평소 이 회장은 주변 환경과 인적 네트워크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에너지를 가진 집단에 속해 그들의 사고방식과 습관을 체득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8. 힘들어도 웃어라, 운(運)도 웃는 자를 돕는다


이 회장은 관상학에도 조예가 깊었다고 알려져 있다. 어두운 표정은 복을 쫓아내지만, 밝은 미소는 좋은 기운과 사람을 끌어당긴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고난 앞에서도 의연한 태도를 보일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7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케시 암바니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뒤 귀국할 때 모습 / 뉴스1이재용 회장 / 뉴스1


9. 기도는 앞바퀴, 행동은 뒷바퀴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기도)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으며 그 바람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행동)이 뒤따라야만 인생이라는 수레가 굴러간다는 말로, 그의 '실천 중심 철학'을 상징하는 문구로 전해진다. 철저한 계획과 실행력을 중시했던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10. 인연을 소중히 하라, 세상에 우연은 없다


이 회장은 한 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책임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덕목으로 삼았다. 작은 인연 하나가 훗날 결정적인 사업 파트너나 조력자가 될 수 있다는 통찰로, 비단 비즈니스 세계뿐만 아니라 인연의 소중함을 알고 상대방을 귀하게 대하라는 태도를 강조했다.


호암 이병철 회장이 남긴 이 철칙들은 수십 년 전의 낡은 격언이 아니다. 오히려 정보가 넘쳐나고 관계가 파편화된 오늘날, '본질'로 돌아가 삶의 중심을 잡으려는 이들에게 더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단순한 부의 축적을 넘어,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그의 정수(精髓)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나침반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