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 김용길씨가 한국에서 20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하며 살아오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구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김용길(65)씨는 2월 5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30일 발표했다.
김씨는 2월 2일 아침 기상 후 심한 두통을 호소해 119 신고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뇌사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폐와 간장, 양쪽 신장을 기증해 4명의 환자들에게 생명의 희망을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2008년 한국에 정착해 영주권을 획득한 김씨는 중국 출신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어려운 처지의 이웃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작은 일에도 앞장서는 따뜻한 인품을 보여왔다. 김씨의 평소 삶의 모습을 잘 알고 있던 가족들은 그의 뜻을 받들어 장기기증에 흔쾌히 동의했다.
김씨는 생전에 신장 기능 저하로 오랜 투병 끝에 사망한 친구를 보며 "장기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데 죽어가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며 자신의 삶이 끝나는 순간 다른 사람을 위해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1960년 중국 장춘에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김씨는 학교 졸업 후 백화점 물류업무에 종사했으며, 한국 입국 후에는 식당에서 일하다가 건설현장에서 용접공으로 활동했다.
김씨는 노래를 즐겨 부르고 주말마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했다. 힘든 현실 속에서도 아내에게는 항상 다정함을 보였고, 자녀들에게는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주는 자애로운 아버지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씨의 부인 박인숙씨는 "여보, 함께한 시간 동안 잘 대해줘서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하늘나라에서 편안히 지내고, 평소처럼 그곳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가길 바란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지내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중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해온 김용길 기증자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사랑에 깊이 감사한다"면서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는 기적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고 밝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