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할리우드 스타가 아닌, 오직 한 아이의 '엄마'가 되기 위해 자신의 상징과도 같던 모습을 기꺼이 포기한 여배우가 있다.
미국 유명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히로인으로 잘 알려진 캐서린 헤이글(Katherine Heigl)의 이야기다. 그녀와 한국 아기 '네일리'의 만남은 단순한 입양을 넘어, 세심한 배려와 깊은 사랑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다시금 일깨워준다.
케서린 헤이글 인스타그램
캐서린 헤이글과 남편 조쉬 켈리는 2009년 9월, 한국에서 생후 9개월 된 여자아이 네일리(한국 이름: 김유미)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당시 네일리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어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었지만, 캐서린은 망설이지 않았다. 오히려 "우리는 이 아이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며 따뜻한 품을 내어주었다.
당시 캐서린 헤이글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금발 미녀'의 아이콘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입양 직후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놀랍게도 눈부신 금발을 어두운 검은색으로 염색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당시 피플지 등 매체 인터뷰를 통해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한국에서 온 아기가 처음 보는 금발의 서양인 엄마를 보고 놀라거나 무서워할까 봐 걱정됐어요. 조금이라도 아기에게 익숙하고 편안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싶었습니다."
케서린 헤이글 인스타그램
낯선 땅, 낯선 환경에 놓인 아기가 느낄 공포를 줄여주기 위해, 아이의 정서를 세심하게 살핀 행동이었다. 아기가 처음 마주할 엄마의 모습이 최대한 친숙하기를 바랐던 그 마음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캐서린이 한국 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심한 배경에는 아주 특별한 가족사가 숨어 있다. 그녀의 친언니 멕 헤이글(Meg Heigl) 역시 한국에서 입양된 입양인이기 때문이다.
캐서린은 어린 시절부터 언니와 함께 자라며 '가족은 피가 아닌 사랑으로 완성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며 자랐다. 결혼 전부터 남편에게 "나는 반드시 한국 아이를 입양할 것"이라고 선언했을 만큼, 그녀에게 한국은 언니의 나라가 아닌 '내 가족의 나라'였다.
케서린 헤이글 인스타그램
하지만 시작이 마냥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입양 직후 촬영 스케줄 때문에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캐서린은, 네일리가 자신보다 아빠와 더 빨리 친해지는 모습을 보며 "아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촬영장에서도 늘 아이를 생각했고, 서두르지 않고 아이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일까. 어느덧 시간이 흘러 숙녀가 된 네일리와 캐서린은 누구보다 다정한 친구 같은 모녀가 되었다.
이후 캐서린은 둘째 딸 아델라이드와 막내아들 조슈아를 얻으며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녀의 SNS에는 늘 아이들과 함께하는 평범하고도 행복한 일상이 가득하다.
특히 한국 아기였던 네일리가 건강하게 자라 환하게 웃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한다. 한 아이를 온 마음으로 품기 위해 그가 했던 크고 작은 배려의 마음들이, 지금의 아름다운 가족을 만든 밑거름이 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