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중 과도한 침 흘림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잠버릇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은 이 증상이 수면무호흡증이나 파킨슨병 등 심각한 질환의 전조 증상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노스웨스턴대 이비인후과 임상 조교수 랜던 듀이카 박사는 영국 데일리메일을 통해 "간헐적인 침 흘림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매일 밤 베개를 적실 정도로 심하다면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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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침이 새어 나오는 원인은 다양하다. 구강 호흡 습관이나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 엎드린 채로 잠드는 습관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잠자리에 들기 전 과식이나 음주, 극심한 피로감도 침 흘림을 유발할 수 있다. 감기로 인한 코막힘, 역류성 식도염, 부정교합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침 흘림 증상이 악화된 경우다. 듀이카 박사는 "새롭게 나타난 증상이라면 수면 관련 질환이나 파킨슨병 같은 신경계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무호흡증이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다. 잠든 상태에서 호흡이 반복적으로 중단되는 이 질환은 미국에서만 2500만~3000만명의 환자가 있을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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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호흡을 원활히 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침이 흘러나온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심장마비, 고혈압,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아지며, 주간 졸음증과 집중력 감퇴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파킨슨병과의 연관성이다. 뇌의 도파민 생성 세포가 점진적으로 손상되면서 근육 경직과 떨림 증상을 보이는 이 난치성 신경 질환은 근육 기능 저하로 인해 침을 정상적으로 삼키기 어렵게 만든다. 파킨슨병 환자의 약 90%가 이러한 연하 장애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듀이카 박사는 "침 삼킴 곤란과 함께 발을 끌며 걷거나 얼굴 표정이 경직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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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현재 60세 이상 연령층, 특히 남성에게서 발병률이 높으며, 남성의 발병 확률이 여성보다 50% 높다. 미국 내 파킨슨병 진단 환자는 약 110만명에 달하며, 2040년에는 이 수치가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면 중 과도한 침 흘림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수면 전문의나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면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설정할 수 있다.